‘국정 농담’(國政 弄談)... 웃음이 쌓여 분노가?

  • 등록 2019.09.14 09: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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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주의자’가 임명한 공평·공정의 화신이란다
붕어·가재·개구리들은 앙천대소(仰天大笑)하고...
나라 말아먹는 ‘개그’를 누가 멈추게 할 건가?

 

드디어 이 나라에 괴물’(怪物)이 나타났다. 하지만 겉으로는 결코 무섭지 않다. 재미있게 등장했고, 큰 웃음까지 선사했다. 실은 두려운 존재가 될지도 모르지만...

대가리 속이 나뉘어져 있단다. 한켠에는 사회주의, 또 다른 쪽 모서리에는 자유주의가 들어차있다고. 그래서 어느 호사가(好事家)사유주의자’(社由主義者)라고도 했다.

 

탄생설화(誕生說話)도 버라이어티하고 드라마틱하다. 이 나라 국민’(國民)들과 이 나라에 사는 백성’(百姓)·‘인민’(人民)들이 열화(熱火)의 관심 속에서 지켜봤다. 그렇게 탄생, 즉 임명의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는데...

 

역대급 코미디는 계속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웃음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대사(臺詞)가 있었지만, 이번에도 주목을 받았다.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명장을 내려주시고 하신 말씀은 이렇게 이어졌단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 평범한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무거운 마음...”

 

임명장을 수여하시는 그 분께서는 처절한 심정으로 읊으신듯하다. 이 나라 국민들이야 무거운대신에 우스운이었을 테고. 아래와 같은 추임새를 곁들이면서 폭소(爆笑)가 터져버렸다고 한다.

 

대통령은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굉장한 원리·원칙주의자... 국민 여론은 굉장히 분분했지만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견지했다...” 이것이 주말에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신결과였다고 전한다.

 

이토록 천신만고’(?) 끝에 임명장을 받아 든 재미있는 괴물께서 묵직·근엄한 취임사로 화답하셨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사회에서 특정 권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그 권한에 대한 통제 장치가 없다면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묵직·근엄한 지껄임이 왜 어찌해서 국민들의 웃음보를 열어주었는가는 일간신문 기사 한 토막과 아무개 일간지 논설주간의 일침(一針)을 읽었다면 금세 이해될 법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2으로 늘었다...”

수사권이 없는 야당이 어떻게 위법성을 입증하겠나. 20년간 청문회에서 낙마한 수십 명 후보자 중 위법성이 확인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 나라는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를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이 국면에서 임명권자께서는 새삼스럽지 않게 삶은 소대가리도 웃게 만드는신공(神功)을 보여주셨다고 한다. 그 무슨 추석 메시지의 요지란다.

 

활력 있는 경제가 서로를 넉넉하게 하고, 공정한 사회가 서로에게 믿음을 주며 평화로운 한반도가 서로의 손을 잡게 하겠다... 보름달이 어머니의 굽은 등과 작은 창문에까지 세상을 골고루 비추듯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소망한다...”

 

공정한 사회”, 그리고 공평한 나라”... 어디서 많이 듣던 단어들이다. 그렇다. ‘공정공평을 찾자면, 임명장을 받은 괴물을 빼고는 얘기가 안 되지 않는가.

 

괴물께서도 이에 뒤질세라 본색을 드러내셨다고 한다. 아무리 임명권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를 빼앗는 건 섭섭한지라...

 

일단 전공을 살려서, ‘()대로공정하게...

 

조국 법무장관이 서울대 교수직을 또 다시 휴직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뒤 복직, 40일간 출근 한 번 안 하고 1000만원의 급여를 받은 뒤 다시 휴직하는 것이다... 서울대 교수를 포함한 교육공무원은 다른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경우 그 임기 동안 휴직할 수 있고, 휴직 횟수에 제한이 없다...”

 

 

스토리가 이쯤 되자, 마른 개천의 붕어·가재·개구리들이 앙천대소’(仰天大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임명장을 주신 분께서는 삶은 소대가리, 받으신 분은 마른 개천의 붕어·가재·개구리가 하늘을 보며 자지러지게끔 만드는 재주를 가졌노라고 세간(世間)에서 난리도 아니란다.

 

이런 세간의 인기에 고무된 듯, 이번에는 이 나라 국민들과 이 나라에 사는 백성들이 공평하게 배꼽을 잡으라고 희한한 퍼포먼스까지 했다고...

 

조국 법무부 장관이 [9] 11일 민중당 출신이 대표로 있는 청년 단체 회원 등과 비공개로 대담한 뒤 함께 점심을 먹었다. 원활한 경제적 계층 이동을 상징하는 모형 사다리를 들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장면은 사진과 함께 봐야만 맛을 더할 듯하다.

 

 

여기서 결국 !” 터졌다고 아우성들이다.

 

헌데 이 기사와 사진을 읽고 보면서도 웃음은커녕 정색(正色)을 하는 무리들이 있었다질 않나.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일 때와 그 후에도, 즉 임명장을 받고 나서도 괴물을 응원·성원·엄호하는 이 나라에 사는 인민’(人民)들과 일부 백성’(百姓)들이라고. 이들은 이르기를...

 

그 마누라와 따님, 그리고 문중(門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을 가지고 그리 심하게 몰아세우면 어쩌자는 건가. 이 나라 개혁의 최적임자 아닌가.” 아마 저들이 주둥이에 올리는 개혁개가죽’?

 

아무튼 나라 말아먹을 말따먹기는 더욱 짙어만 갈 참인듯한데...

 

억지로 웃음을 참다보면...

그러다 너무 크게 웃다보면...

그리 웃기를 오랫동안 거듭하다보면...

 

눈물이 나는 경험을 한 두 번은 해봤지 싶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이래저래 눈물을 흘리는 국민’(國民)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저 눈물이 아니라 피눈물어 되어 흐른다고 설왕설래(說往說來)한단다. 더군다나...

 

리얼미터는 tbs·YTN의 의뢰로 지난 9~11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전주대비 0.9%포인트 오른 47.2%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0.1%포인트 오른 50.0%를 기록했다. ·부정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2.5%포인트) 내인 2.8%포인트로 나타났다...”

 

아예 염장을 지른다. 불난 집구석에 기름을 끼얹으며, 선풍기를 켜서 들이대고...

 

여기에다가 국민들의 웃음 결에 쌓인 거친 한숨에 편승해서 자신을 한껏 띄어보겠다는, 한 다리 걸치려는 분()도 여럿 들썩인단다.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패션 야당에 기대지 말고 광장으로, 광장으로 우리 모두 가자... 무기력·무능·무지로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광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좌파정권의 독선만큼이나 야당의 보여주기식 패션 정치에 분노하고 있다... 그리하여 100만 군중의 힘으로 문재인 아웃을 외쳐 보자...”

 

깐모검[깐죽이가 된 모래시계 검사]께서 짖어댔다고 하던데, 비단 이뿐이겠는가. 긴 머리를 바리캉으로 미는 여인네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은지. 이 나라에 조국스러운()들 진짜 많기도 하다. 어찌 됐던...

 

    

지금 이 나라에서 망국(亡國)의 개그를 멈추게 하거나 '국민'들의 피눈물을 닦아 줘야 할 무리들은 정작 사분오열(四分五裂)에 무기력(無氣力)하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때인가.

 

일단 한가위 명절 연휴나 지내고 보자구? 뭐 하는 수 없지...

 

당장은 조국의 밤하늘에 기울어가는 보름달이나 멍하니 쳐다보며, 허허로운 웃음과 시름을 쌓아 피맺힌 분노로 영글게 하면서 말이다.

 

 

※ 상기 글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부(객원논설위원) 2booeve@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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