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 "LH공사 임직원의 전관특혜(수의계약)가 원인으로 의심돼..."

  • 등록 2023.05.14 05: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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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시기인 2021년 3월 29일, 47개 건축사 사무소가 약 90명 LH 전관을 영입

지난 5월 4일 경실련은 인천 검단신도시 공공분양아파트 부실공사 사고에 대해 "국토부는 즉각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입주자를 참여시키고 LH공사 전관예우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에 의하면, (주)유성엔지니어링의 설계용역 낙찰금액인 50.5억은 수의계약 대상이 되지않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계약을 취소하고 일반경쟁입찰을 하도록 명문화 되어 있다.

 

아래는 이날 발표한 논평 전문이다.

 

– 국토부는 즉각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입주자를 참여시켜라

– LH공사 전관예우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 공동주택 건설과정에 입주자의 상시 현장점검 권한을 보장하라

 

지난 2일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공공분양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슬래브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된 지 1년이 지난 붕괴사고여서 더 걱정스럽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의 결과를 보아야 하겠지만, 사고 원인으로는 ① 부실시공(자재 포함), ② 부실감리뿐만 아니라 ③ 설계부실도 거론된다.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관련 기사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부실시공을 동반한 부실감리 가능성이 높겠지만, 부실설계도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경실련은 건설안전 문제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설계용역 및 감리(건설사업관리)용역 업체는 모두 LH 전관(前官) 영입업체가 수주했다. 전관특혜가 이번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된다.

 

경실련은 2021년 3월 29일, 47개 건축사사무소가 약 90명의 LH 전관을 영입했으며, 이들 LH 전관 영입업체가 LH 발주 설계용역 수의계약 중 건수 55.4%, 계약금액 69.4%를 수주했음을 발표했다. 2021년 4월 20일에는 LH 감리(건설사업관리)용역 사업금액 상위 10개 중 6개를 LH 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붕괴사고가 발생한「인천검단 AA13-2BL 공동주택」의 설계용역 및 감리용역은 모두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했다. 설계용역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금액 50.5억 원을 ㈜Y 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에게 쥐어줬다.

 

경실련이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5. 1. 1.부터 2020. 11. 30. 기간동안 LH는 ㈜Y 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에게 “인천검단 AA13-2BL”을 포함한 12건의 386억 원어치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밀어줬다. 한 언론은 “LH가 직접 계약한 구조설계 업체 A사 측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시공자 주장을 언급하기도 했는바, 설계부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감리용역은 ㈜M 종합건축사사무소가 「인천검단 AA13-1BL 및 AA13-2BL 아파트 건설공사 시공단계」용역을 123억 원에 수주하였다. 수주로비 방식으로 비판받은 종합심사낙찰제로 낙찰자가 가려진 경우다. 위 감리용역 건은 분석대상기간인 2020년부터 2021년 3월 사이에서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두 업체의 공통점은 LH전관 영입업체란 점이다.

 

LH공사는 경실련의 전관특혜 분석발표이후 오래된 나쁜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하였으나, 그 어떤 특단의 개선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둘째, 국토교통부는 즉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피해자인 입주자를 조사위에 참여시켜야 한다.

 

건설기술진흥법 제67(건설공사 현장의 사고조사 등) 제3항 및 동법 시행령 제105조(건설공사현장의 사고조사 등) 제3항은 “건설 중인 시설물이 붕괴되어 재시공이 필요한 경우”를 ‘중대한 건설사고’로 규정하여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붕괴사고는 입주를 몇 개월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중대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원희룡 장관은 LH와 건설업체에게 엄포만 놓을 것이 아니라, 즉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하고, 여기에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입주자를 조사위에 참여시켜 한 톨의 의문점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공동주택 수분양자인 입주자에게 상시 현장점검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이번 붕괴사고는 입주 전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입주자의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지게 되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수분양자인 입주자에게 상시적으로 현장점검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물론 설계도면, 시방서, 공사비내역서 등의 설계도서를 당연히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건설공사 참여자와 수분양자가의 신뢰관계를 형성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시공자 우위의 현장운영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최우선해야 한다. 고질적인 건설안전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예전과 같이 재탕삼탕의 돌려막기식 임기응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분석 및 대응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 근본원인에는 후진적 전관특혜가 필히 포함된다. 금번 붕괴사고를 보더라도 50억원짜리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123억원짜리 감리용역을 담합징후가 강한 종합심사낙찰제로 낙찰자를 결정하였는데, 수주업체 모두가 전관영입업체란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본 기사는 M 회사의 기사정정 요구에 대해 검토해서 LH 공사이외에 특정 업체의 실명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김호월 기자 gimhowol@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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