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저 가을비 오는날 낙엽을 밟으며 걸어본 적이 있는가? 잊었던 얼굴이 떠오르고, 다정한 그대의 말이 귓가를 속삭인다. 갈색 눈동자는 얼굴에 닿은 작은 떨림으로 내 가슴으로 번져오면 나는 수첩을 뒤져 전화를 하고 싶어진다.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을 이어주는 빗소리, 그리움을 물들여놓고 내 마음에 파고들어 일체의 고민을 불식시킨 빗소리만 익숙한 파동으로 내게 전해주었다. 낙엽이 떨어진다! 자연의 모든 색이 씻겨 가버린 날.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 보지만, 낙엽위에 서있는 나는 온 길 알 수 없고 갈 길도 알 수 없는 데 어디로 가야 할까?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는 분명한 듯 한데 아닌 듯 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멀어지기도 하는 망각의 시간으로 달린다. 오늘 가을비와 낙엽의 생각은 잔뜩 흐렸던 하늘에 비를 뿌리고 비바람을 탓하는 낙엽을 납작 엎드려 당신 가슴에 내 마음을 내려 놓았던 것처럼 찬바람에 뒤척이던 시간을 내려 놓았다. 비는 마음의 부스러기인 듯 내 그리움을 적셔가고 어둠은 슬며시 모든 것을 감춰버린다. 내리는 가을비에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아리한 기억 마저도 조용히 벗어내고 겨울맞이를 하려는가 보다. 내 마음에 그리움으로 전해오고 엉거주춤 발
박재형 저 모두가 돌아간 들녘에 낙엽타는 냄새, 가을이 익어간다. 희뿌연 안개, 멀리인 듯 가까이인 듯 생각 밖에 두르는 흐릿한 저 모습 누구일까. 시린 하늘에 그리움 걸고 외로운 마음, 온 산 들녘에 붉게 피어났다. 골짜기에 놀다간 바람, 차가운 웅덩이는 하얀 물로 남아 낯선 시간으로 흩어진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 가을 달 빛을 보며 서성이는 당신의 향기는 여전히 곱고 아름답습니다.
박재형 저 황혼이 길게 드리워진 강가, 샛강의 거룻배는 물결에 묶이고 강물은 밤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슬에 젖은 풀잎, 벌레소리를 품고 秋色에 바랜 찔레꽃은 깊은 시름 새악시처럼 슬픈 향기를 피운다. 마을길 코스모스, 바람에 일고 태양을 잃은 담벼락 해바라기 허수아비가 되어 고개를 떨군다. 뿌연 햇살의 쑥대 마당, 낡은 쪽마루 내 첫사랑의 맹서와 청춘의 고백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않은 나의 흔적과 어머니의 사랑이 자리한다.
붉은 해가 서산을 물들이고 강가에 갈대가 손을 흔들면 저무는 하루해는 아쉬움만 남긴 채 어스름한 고개를 넘습니다. 시원하게 스치는 가을바람은 숨겨 두었던 지난 봄, 여름의 허물과 껍질을 한 겹씩 씻어내며 내 마음을 비워내고, 아스라이 세월을 따라 잊혀진 기억도 낙엽이 구르는 날이면 가슴은 차갑게 시려집니다. 가을 연인 같은 갈대와 억새, 마르고 키 작은 개암나무, 산길에 들국화, 애잔한 코스모스까지 가을을 다 모았습니다. 가을을 느끼고 싶고 그리움이 뭉게구름처럼 밀려오면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그냥 내게로 오세요. 내 이름을 편하게 부르고 내 숨결을 함께 느끼며 사랑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붉은 단풍같은 사랑을 싣고 눈부신 햇살같은 행복을 안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쌀쌀한 가을 내음을 그대에게 드리렵니다. 둑방에서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가랑잎에 내 마음을 실어 당신에게 전해보려 하지만 흐르는 물소리가 삼켜버렸습니다. 어깨를 스치는 스산한 바람이 구석구석 외로움을 전하고 길 잃은 개개비 소리가 허공을 맴돌면 내 마음도 따라 맴돕니다. 보내야 하는 세월 앞에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달빛, 그리움에 젖은 정은 도깨비풀처럼 떼어낼 수 없고 추억만 달라붙
박재형 저 지난 일년은 60인생을 보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 곁에 있는 모두가 내가 살아오는 동안 기쁨과 용기와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갇도록 내게 이야기한다. 어떨 때는 잘 알아들어 생각이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행동하지만 어떨 때는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해 생각이 엇나가고 행동은 어리석다. 이제 세월이 지나, 지난 시간의 일들을 정리하고 둘러보면 지금 이 시간이 내게는 소중하다. 지금보다 젊은 과거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은 없다. 현재의 정신발달 이전의 단계로 돌아가 미숙함을 자처하며 한없이 보호받고 싶어하는 영화 “박하사탕”의 주인공이 외치는“나, 돌아갈래”라는 외침으로 퇴행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을 사는 자원과 지혜로 변화하고 싶다. 모래바람에 뒤덮혀 잃어버린 나의 유적(꿈과 가능성)들을 발굴해 먼지와 때를 닦아내면 빛나는 나의 유적품들이 나타난다. 그럼 나의 모습은 모든 가능성을 품은 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먼지묻은 세상의 지혜를 담은 고서(명언)를 털어 펼쳐보라! 원대한 바다로 나가 마음껏 헤엄치고 새로운 희망을 담아오라는 사명이 선명하게 쓰여 있음을 보게됨을 안다. 요즘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새벽마다 정
박재형 저 어젯밤에 우리집 2층 베란다에 귀뚜라미가 들어왔다. 쓰르르 쓰르르 소리에 잠이 깨어 거실로 나가보니 窓(창)이 열려있고 서늘한 寒氣(한기)가 몸을 감싼다. 순간 가을이 문득 찾아온 것 같고, 시간이 갑자기 흘러간 것 처럼 세월의 無常(무상)함과 허전함이 한꺼번에 찾아와 쓸쓸함이 밀려든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엔, 지난 가을 몹시도 계절의 가슴앓이를 하여,정작 가을의 秋色(추색)인 파란 하늘과 황금색 들녘, 산들바람의 아름다운 풍경을 잊어버린 체 가슴에는 孤獨(고독)만 채우고, 세월을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가을의 고독은 여름이 뜨겁고 길수록, 매미 울음소리가 거세고 오랠 수록, 문득 다가온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精熱의 기운은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온몸을 얼게한다. 가을 태양의 시린 햇살은 마음을 어디에 둬야할 지, 초점이 흐리면서 고독으로 다가와 세상으로부터 떨어진 外部人(외부인)으로 轉落(전락)하게 한다. 한 여름날 저녁 붉은 노을 빛에 서풍을 타고 불어오는 갈바람과 함께 따뜻하고 쓸쓸한 햇살이 내 얼굴을 비춘다, 산들바람이 가끔은 내 눈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순간이 오면, 가을은 나의 가슴을 열어 파란하늘로 물들이게 하고, 점점 흰구름이
박재형 저 비라도 오면 좋겠다. 정신이 번쩍 들게, 소나기가 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렇게 답답한 마음 쏴악 씻어 갔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눈을 뜨면 문득 한 숨이 나오는 그런 날이 있읍니다. 좋은 친구인데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하고 혼자 삭이다 가슴만 쓸어내리는 그런 날...... 친구를 만나 지금까지 그냥 가슴만 저려오는 알 수 없는 그런 혼돈스런 날.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을 놓은 체 하루 종일 생각에 잠겨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던 그런 날. 이제 모두 내 곁을 떠나버리고 기억만이 내 곁을 감싸면, 정말 하고 싶던 이야기 전하지 못한 체 가슴에 담아버린 사연들 등등...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 그렇게 힘만 듭니다. 이건 내 모습이 아닌데 정말 아닌데...... 이런 마음속의 생각이 마음대로 해결되지 않고, 가슴 속에 숨긴 마음 꼭꼭 접은 체 눈동자 빨갛게 노을에 물들어 나 아닌 나를 원망하는 것 같읍니다. 그리고 한편 날 이해한다고 믿는다고.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서운한 마음보다 야속한 마음보다 아직도 함께 했던 시간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 난 아직도 그대를 잊을 수가 없읍니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변하고 때때마다 가
박재 형 저 70대는 얼굴에 비치는 무표정한 순종적인 모습과 살아온 인생의 회한들을 지워내며 이제 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쓸쓸하기도 하지만 지금 살아있음이 느껴지는 마음에 감사하고 싶다. 어떤 이는 70대가 되면 신체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기라고 말한다. 우선 몸의 통증이 잦아지고 피부가 늙어가는게 뚜렷하고 신체가 줄어들고 기운도 약해져 쉬이 피로해진다. 또 살아가면서 느끼는 의욕과 쟁취를 통한 성취감의 의지가 약해져 쉬 포기하는 나이다. 그래서 이 나이에는 이미 살아온 날들 동안의 좋은 마무리를 생각한다. 우선 내 신체의 고통을 통해서 자식에게 부담을 맡기고 싶지 않고 남은 유산을 통해서 자녀들 간의 갈등을 없었으면 하고 또 고민한다. 이렇게 ‘너도 내 나이가 되어봐라’를 시작하며 삶을 잘 정리하기 위한 생각들을 가지는 나이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이 경험한 일이 아니면 쉽게 받아들이거나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삶이란 ‘몸이 깨닫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추억은 후회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즉 지나간 일은 언제나 그리워한다는 말에도 일련의 아쉬움이나 후회가 깃들어 있다. 결국 삶이란 영역을 돌이켜 보면 그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