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상가에는 ‘임대문의’ 간판만 늘어 가는데...

2020.02.19 17:55:11

경제... 평범한 ‘국민’의 두서없는 넋두리... 통계와 핑계와 세금으로 경기가 되살아날까?
그나마 ‘총선’이 있어 “특단의 대책” 운운 한다지만...

 

벌써 많은 ‘국민’(國民)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졌을지 모른다. 지난 2018년의 일이니까... 그 해 늦더위가 한창일 즈음인 8월 말, 멀쩡하던(?) ‘통계청장’이 갑자기 짤렸다. 이와 관련한 아무개 신문의 기사 토막이다.

 

“[이번에 물러난 통계청장은] 지난 5월 ‘소득 계층 간 분배가 악화됐다’는 1분기 가계소득 동향이 발표된 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관가에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를 통계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임무를 받은 통계청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질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후에 여러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나라 경제가 ‘통계 주도 성장’의 길을 걷게 될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었다. 그 예측이 크게 틀리진 않은 듯하다. 그리고는...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됐다. 과거 미친 전·월세라 불렸던 전·월세 시장도 우리 정부 들어서 아주 안정돼 있다...”

 

이런 말씀이 수시로 쏟아졌다. 과연 그럴까? ‘착한 통계’(?) 덕은 아닌지... ‘경제학’은 거의 문외한(門外漢)인지라, 몇몇 신문의 기사를 찾아보았다.

 

“지난해[2019년] 시가 총액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6%, 4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직장에서 밀려난 40·50대 근로자 수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0·50대 비자발적 퇴직자는 전년보다 2만 명 이상 증가한 48만 9000명으로 2014년[55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외 구매력을 뜻하는 국내 총소득은 0.4% 감소로, 21년 만의 마이너스였다. 정부가 연말에 세금을 퍼부어 가까스로 2%를 사수했지만 그 2% 중 기업·가계 등 민간 기여 비중은 25%뿐이고 세금 지출을 의미하는 정부 기여도가 75%에 달했다...”

 

“중계동·봉천동·독산동도 10억 찍었다... 12·16 대책 발표 후 두 달여 가량 지나면서, 서울 비(非) 강남권에서 9억 원 안팎의 집값이 더 오르는 ‘풍선 효과’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렇듯 이런 기사들이 가짜뉴스는 아닌듯한데...

 

수시로 내뱉는 ‘말씀’과는 달리, 이 나라 경제가 헤매고 있는 원인을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제 정책의 실패’에서 찾아 왔다. 이른바 ‘소득 주도 성장’이란 구실 하에 ‘드높아 가는 최저임금’, 그리고 부동산 대책이란 데서 보듯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시장(市場)과의 싸움’ 등등을 꼽는다.

또한 현재 이 나라에서 힘깨나 쓰는 무리의 경제정의를 앞세운 ‘기업 때리기’와 ‘부자(富者) 욕보이기’도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고들 한다. 저들은 남부럽지 않게 잘 살면서...

 

아무튼 경제 정책과 평가라는 전문적인 영역은 말고, 수 십 년을 이 나라에서 굶어죽지 않고 벌어먹으며 살아온 공력(功力) 밖에 없는 ‘국민’들이야 팍팍해져가는 살림살이와 함께 심각함을 눈으로 직접 봐 오고 있었다.

“경제가 올바른 방향”이라는 ‘통계 주도 성장’이 시작되던 때부터 이미 동네 상가(商街)에서는 ‘임대문의’ 간판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금은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이 되고 말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듯해 기대가 컸는데,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

 

글쎄, 기대는 컸는지 모르겠다. 또한 그 돌림병이 경제에 크게 해코지를 해대고 있는 게 맞다. 하지만 ‘우한(武漢) 폐렴’이 발목을 잡기 전에 이미 그 무슨 ‘소득 주도’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이 몸통을 잡아 넘어뜨린 건 아닌지. 그 ‘우한 폐렴’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고 국적(國籍)을 세탁할 때 이미 알아차린 ‘국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소득 주도’로 망조(亡兆)가 깃든 경제가 앞으로 폭망 수준에 이를 때에 등장할 결정적 핑계거리가 될 것이라고... 하기야 그 ‘돌림병’이 이미 핑계거리로나 삼을 만큼 한가한 지경은 넘어서고 있지만 말이다.

 

 

“경제적 피해가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불안이 부풀려지면서 경제·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대해...

 

언론을 탓하기에 앞서 말씀마따나 공포에는 다소 못 미치더라도 많이 ‘불안’하고 ‘불편’한 건 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체 대표들을 불러 모으고, 시장 통을 누비는 일-이젠 마누라님까지 가세했다는데-들이 과연 무얼 노리는지 헷갈린다는 거다.

‘경기를 회복시키겠다’거나 ‘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는 하지만, 진정 그럴 맘인지 아니면 보여만 주자는 건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들 수군거린다.

이도 저도 아니고 솔직 단순하게 표현해서 또 다른 ‘핑계’ 만들기에 다름 아니지 않느냐며 비아냥대는 ‘국민’들도 여럿이란다. 이런 가운데...

 

바로 엊그제 ‘국무회의’에서였다고. 드디어 아주 근엄하게 “비상 경제 시국”을 소리 높여 외치셨단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왜 갑자기?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김O모 밖에 없다!”는 호사가(好事家)들의 언제 적 넋두리를 누군가가 귀띔이라도 해줬나? 충청도 아산 반찬가게 아줌마의 “[경기가] 거지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 돼요. 어떻게 된 거예요. 점점...”이란 힐난조의 하소연이 먹혔나?

그런 것들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미 학습이 된 이 나라 많은 ‘국민’들은 바로 알아차렸을 게다. 사쿠라 피는 날의 ‘총선’이 여러 날 남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미 ‘경기 회복’이라는 저만치 떠난 버스를 뒤에서 따라가며 소리쳐 부르는 형국인데도, 호들갑만 떨어대는 거 아니냐는 투덜거림이 높아만 간다고 한다. 특히나 “특단의 대책”이란 것이, ‘총선’도 다가오고 하니 핑계 낌에 나라 곳간이나 세차게 들쑤시라는 재촉에 다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反問)한다고. 이에 더하여 비 맞은 중마냥 중얼거리는 소리도 높아간다는데...

 

“뜬금없이 ‘개별 관광’입네 하며 낚시밥을 던졌던 ‘답방’(答訪)인지 ‘떴다방’인지와 ‘우한 폐렴’ 국적 세탁까지 해주면서 추진했던 뛔국 ‘시[習]따거’ 방한(訪韓)은 물 건너갔나? 로스께의 ‘차르’와 양키나라 ‘도’통령에게도 그 즈음에 뫼시겠다고 집적거려 본 거로 아는데, 잘 안 되는 모냥이네. 이제 와서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까지 나간 걸 보면...” 특히나 한탄 섞인 큰 걱정도 함께 한단다.

 

“뻔한 ‘특단의 대책’이지만, 그나마 선거가 없었다면 이즈음에 입에나 올렸을까? 계속 ‘경제가 옳은 방향’ 말씀만 고장 난 레코드마냥 돌아갔을 텐데... 그래서 자유민주주의가 좋다고들 하건만... 이 나라에서 그 자유민주주의가 그럭저럭 목숨 줄이나 이어갈 수 있을까?”

 

날이 제법 쌀쌀하지만 벌써 입춘(立春)이 지났고,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까지 왔다. 초조하긴 이 나라 ‘국민’들이나, 저 무리들이나 마찬가지 일 듯하다.

 

굳이 ‘심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거듭돼 온 여러 핑계가 어찌 먹힐지...

막상 그 ‘승부’의 향방은 어디가 될 거며, 그날 이후에는 먹고 사는 문제의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지...

과연, 동네 상가(商街)의 전화번호만 적혀있는 ‘임대문의’ 간판들이 떨어져 나가고 알록달록한 것들이 들어서게 될지...

 

경제‘학’은 거의 문외한이지만, 수 십 년 간 굶지 않고 살아 온 이 나라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이 이제는 완연한 봄볕 밑에서 주절대 봤다. 이 나라 ‘국민’들의 마음은 한결같을 거라 믿으며...

이부<객원논설위원> 기자 2booeve@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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