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정책, 국가 차원에서 검토‧결정해야... 교육감이 좌지우지 해선 안 돼…"
지난 7일 한국교원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 하윤수)는 국가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을 교육감이 좌지우지해서는 않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교총은 이날 성명서에서 일부 교육감의 자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자사고 폐지정책이 교육법정주의를 침해했다고 했다.
이어 교총은 지나친 평등성을 강조하는 교육감들의 월권(?)행위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며, 이러한 정책 하에 키워낸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혀 경쟁력이 없으며,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지 않은 무모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날 발표된 교총의 입장은 아래와 같다.
<교총 성명서>
1. 4일 언론에 따르면 올해 6~7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10개 시․도교육청이 재지정 점수 커트라인을 5년 전보다 10점 또는 20점을 높여 70점, 80점으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북도교육청의 경우 재평가 기준점을 80점까지 대폭 올렸다. 여기에 교육청이 감사 지적 사례를 갖고 총점에서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모든 평가에서 ‘우수’를 받아도 지정이 취소되는 자사고가 자사고가 상당수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도됐다.
2.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자사고의 재지정 취소를 목표로 하는 것과 다름없는 시․도교육청의 평가 기준 상향 조정 및 재량점수 확대를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자사고 정책은 시․도교육감에 의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되며, ‘고교체제’라는 거시적 관점을 갖고 국가 차원에서 검토‧결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도외시하고 교육청에 따라 재지정 평가기준과 방법을 조정‧변경해 달리하는 것은 교육법정주의와 정책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며 “폐지 수순”이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것이다.
3. 자사고는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고 수월성 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도입됐으며 노무현 정부 때도 이어진 정책이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과 창의, 자율 등 미래교육 환경을 감안할 때 앞으로는 더욱더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성을 조화롭게 추구해나가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일방적으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려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4. 특히 교육청 재량평가가 대폭 강화돼 학교의 감사 지적 사례에 따라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게 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 감사 지적사항은 개선돼야 하는 것이지만 최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감사 처분의 99% 이상이 지침 미숙지, 주의 소홀에 따른 것인 만큼 이를 과잉 해석‧활용해 자사고 재지정을 막는 도구로 악용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5.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교육제도 변경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취소하는 취지의 판결을 한 바 있다. 이는 자사고의 유지‧전환 등은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교육정책 차원에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6.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자사고는 전체 42개 중 24곳이다. 이들 학교는 기존 평가에 비추어 지난 5년간의 학교운영 평가를 준비해왔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평가 변경과 기준 강화로 자사고를 무더기 지정취소 한다면 이로 인한 갈등과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그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가 떠안아야 한다.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우선돼야 할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 추진과 폐기가 오락가락 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의 교육정책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7. 자사고 문제는 교육감의 권한이 아닌 미래 교육비전과 고교체제라는 거시적 관점을 토대로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 육성을 위해 일본정부는 일반고의 특목고 전환을 추진하는 등 세계는 수월성 교육을 도모하는 추세다. 학교 다양화와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자사고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도록 하고, 교육구성원들의 동의와 희망학교에 한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