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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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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11월의 마음에 물들다

박재형 작 11월은 계절이 오가는 길목이다. 그냥 가기엔 서운하기에 떠나기 전에 만나야 한다. 머물 수 없는 기다림, 잊지는 않는다고, 떠나기 전에 전해야 한다. 텅빈 벌판에 일렁이는 바람, 묻어오는 향기는 꿈인 듯... 그대 모습, 지난 시간을 바라보는 두눈엔 이별 담긴 눈물만 흘러내린다. 기웃거리다 떠나버린 가을, 허무처럼 찾아오는 알길없는 외로움, 눈꽃에 묻여 내리면 먼저 내달리는 그리움, 머뭇거리다 지워지는 기억처럼 그렇게 가버린다. 11월! 세월의 깊이 만큼 토닥토닥 다듬어진 듯 구순해 보이고 편안함을 간직한 여인처럼...... 여유로움이 묻어있어 아름다워 보이는 시간이다. 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들, 어느날 문득 발견한 나! 중년의 낯선 모습에 새삼 허무해져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어느새 검은 머리는 윤기없이 거칠어지고 초점은 흐릿하게 겹쳐오면서 살아온 세월이 허무해 진다. 그동안 발목 잡혀온 현실이 억울하기도 하고, 나를 찾고자 하염없이 방황하던 세월...... 현실을 잊고 싶어 무작정 떠나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젊은 날의 아쉬움인가? 사춘기 소녀처럼 여려진 가슴은 눈망울에 가득 고이는 그렁그렁한 눈물, 지난 삶에 연연하며 자신감을 잃어 체


<수필> 봄날에 아름다운 청춘이고 싶다

박재형 작 봄도 어느새 중간 쯤 들어섰다. 낮의 기온이 20도를 넘어서고 아침 저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수 있을 만큼 따뜻해져 봄날의 포근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바깥에는 꽃들이 만발해서 일부는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특히 벚꽃은 갑자기 폈다가 지기 때문에 오늘 저녁에 밤 벚꽃 구경을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신문에는 곳곳의 傷春의 장소와 꽃축제를 알리는 기사를 쏟아낸다. 이런 기사를 활용하여 주말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내일 오후부터 빗님이 오신다니 길거리에는 꽃잎이 뒤덮여 봄을 즐겨보려는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변해 부풀은 가슴이 메어오지 않을까? 봄하면 역시 꽃소식이 으뜸이지만 그에 버금가는 봄비도 한껏 부풀은 우리를 차분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느끼게 한다. 봄비가 내리는 날 아파트 거실에서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장면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곡 1번이나 영화 금지된 장난에 나오는 로망스(스페인 기타리스트 안토니오 루비다의 연주곡)나 우리나라 영화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에서 나오는 로망스(유키 구라모토의 첼로곡)를 들으면서 창밖의 빗줄기를 보며 산등성이 숲에 파랗게 묻어나는 연초록의 색깔과 아파트 화단에 핀 백목련 꽃잎에

<수필> 비 오는 날의 기억

박재형 작 쉼없이 가만히 들리는 저소리, 어찌나 생생한지 빗속에 서있는 듯하다. 터 넓은 고택의 집마당, 여러대 걸쳐 내려온 종손의 고택이다. 지금 빗소리에 취한 종부가 대청에 앉아 망중한에 들었나 보다. 하얀 모시 저고리에 옅은 누런빛의 삼베치마를 차려입고서 말이다. 촉촉이 젖은 땅에서 풍기는 흙냄새, 게다가 비의 향기는 마음을 순하게 녹이면서 시간을 되돌린다. 문득 어릴적 우산도 없이 동네를 쏘다니던 추억의 빗속을 달려간다. 향의 빗소리를 들으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았다. 고즈넉하고 푸근하다. 처마 끝에 똑똑 떨어지는 낙숫물소리는 향취에 젖는다. 어머니가 감자를 찌고 고추 장떡에 호박전을 부쳐 내놓으며 수건으로 흠뻑 젖은 내머리를 딱는다. 듣기 좋은 잔소리에 입과 눈은 즐거운 소리표정을 보이며 엄마의 뜨거운 감자를 호호 불며 먹던 일이 아른댄다. 비오는 날이면 영락없이 도지는 어머니의 손맛. 그런 기억을 더듬어 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양철집 지붕위에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소리를 기억한다. 나의 마음은 처마밑에 떨어지는 낙숫물을 받는 양동이, 지난 사랑이 담긴 물을 가득 받는 추억으로 잠긴다. 노란 우산을 펴들고 좁은 골목길을 나선다. 친구들과 비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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