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도 쉬어가는 산에 오르다가 바위에 걸터앉아 올라온 길 뒤돌아보며 멍하니 흐르는 세월도 옆에서 함께 멍하니 뒤돌아보지 말라한다 솔바람 따라 구름이 지나면서 함께 가자한다 먼저 가려무나 세월은 멍하니 쉬어간다하네
박재형 저 새해가 밝았다. 수평선 넘어 여명의 붉은 그림자, 환호의 불덩어리가 솟아 오르면 새해의 기대는 눈부신 햇살을 담아 얼어붙은 심장을 뛰게하는 희망이다. 가슴 아픈 일, 좋았던 순간도 모두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있는 날이다. 새해에는 당찬 꿈을 가지고 비상하여 새 삶을 시작하고픈 각오와 격려로 기대와 소망을 가슴 속 깊이 품고 도약하려는 새해 1월 정초는 기원과 축복이다.
눈 속은 따뜻하네 작시: 김우현 교수(영문학) 차가운 바람부는 겨울에는 겨울에는 눈 속은 따뜻하네 눈 속에서 눈 속에서 씨앗들이 뿌리내릴 땅을 찾아 봄채비하네 달빛에게 별빛에게 봄이 언제 오나 밤에 남몰래 물으니 햇빛이 안단다 햇빛이 봄이 오면 눈을 녹여준다고 씨앗들은 눈 속에서 봄을 기다리네 눈 속은 따뜻하네
박재형 저 을사년을 맞이하면서 겨울은 더욱 깊은 계절 속으로 들어갔다. 아우성 치는 골바람, 숲속 빈터에 누운 낙엽들도 이젠 곤한 잠에 떨어지고, 나뭇 가지에 몇 개의 잎을 달고 견뎌내는 잎새, 모진 찬바람과 거센 눈발에 나무는 발가벗은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홀로 서있다. 주위에는 하얀 공간의 대지, 파란하늘에 잠들지 않은 흐린 낮달만이 자리한다. 나는 홀로인 것이 두렵다. 낯모를 고독과 외로움이 커가고 시간과 공간은 그리움으로 다가와 가득 차지만 언제나 길들여지지 않는다. 건너편 햇살이 잘 비치는 언덕에 키큰 나목이 서있다. 눈길에 멀어진 햇살과 벌판을 달려온 찬바람, 메마른 기침으로 지새운 나목에게 찾아간 햇살도 부질없음을 알리는 두려움을 전한다. 그리고 겨우내 멍울진 사연만이 가지 끝에 자리한다. 지금 눈이 소복히 쌓인 키큰 나뭇가지 끝에 달빛이 쉬고 있다. 지난 날 키큰 나목은 봄 햇살을 좋아했고, 파란 하늘도 좋아했다. 검푸른 언덕을 타고 흐르는 여름 햇살의 적막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고, 안개처럼 몽롱한 기억속에 흐르는 그리움을 흔드는 눅눅한 남동 바람이, 푸른잎의 미세한 흔들림으로 빈 가슴을 채우던 긴 인내의 시간을 기억한다. 가을의 햇살은 나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