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삶을 누리는]사회’를 달성하는 결정적인 승리를 이루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달성하겠다...”
지난 2017년 10월의 일이다. 뛔국의 공산당 ‘19차 전국대표회의’[19차 당 대회]가 열렸다. 그 ‘당 대회’ 개막식에서 ‘시[習] 따거’가 68쪽에 이르는 업무보고를 3시간 24분간 꼬박 서서 읽어 화제가 됐었다. 누군가는 ‘시[習] 따거’의 지치지 않는 뒷심을 보고 “뛔국에는 보양강장식(補養强壯食)이 많다는 게 사실로 확인됐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어떤 호사가(好事家)는 “역시,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한마디 지껄이기도 했다. 그리고 2년 수개월이 지난 지금, 2020년 2월...
그 ‘소강(小康) 사회’ 달성이 눈앞이라 ‘풍족한 삶’의 일부가 되고자 인지 그 나라 큰 도시 이름을 딴 ‘우한(武漢) 폐렴’이 창궐(猖獗)하고 있단다. 더군다나 ‘사회주의 현대화’의 시작을 알리기나 하듯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고 국적(國籍)을 세탁 당한 채 그 돌림병이 국경(國境)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인해 국제사회가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해 본인과 우리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전염병 확산 방지와 퇴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는 국제사회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大國), 아니 딱히 그런 대국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양식과 상식을 가진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면 버얼써 국제사회에 대해 이 정도의 공개적 사과(謝過) 멘트-설령 입에 발린 말이라도-는 있었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접한 바로는, 그 ‘우한(武漢) 폐렴’ 돌림병이 꽤나 퍼지고 있던 1월 20일 지방 방문 중에 공개적으로 “전염병 만연 추세를 단호히 억제하라!”고 근엄한 지시를 내린 이외에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듯하다. 글쎄, 필자의 눈과 귀가 짧고 얕은 때문이지만은 아닐 듯싶다.
이와 관련해서, 혹자는 그 나라의 덩치만 큰 ‘국격’(國格)을 빗대 “어찌 ‘중화(中華)의 황제’께서 세계의 뭇 오랑캐들에게 사과(謝過)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또한 ‘말 많은 공산당’도 자신들의 불리한 처지 앞에서는 ‘침묵은 금(金)’이란 금언(金言)을 따르게 마련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당과 인민은 중국에서 발생한 이번 전염병 발병 사태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한집안 식구,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
국경(國境) 폐쇄와 외국인 입국 금지, 심지어 탈북자까지도 돌려받지 않겠다는 등 돌림병 유입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북녘의 반응이다. 이에 더하여 ‘백도혈통’(百盜血統) 맞상주는 ‘시[習] 따거’에게 위문편지와 지원금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색깔 비슷한 부류(部類)들이 하는 짓거리이고, 여러모로 뛔국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니 이해할 만도 하다. 북녘은 그렇다 치고...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 서로 힘을 모아 지금의 비상상황을 함께 극복해야 하고 이웃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연대해 나갈 때 진정한 이웃이고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북악(北岳) 산장’에서 들려오는 말씀이다. 그 무슨 선문답(禪問答) 같이 들린다. 며칠 전 ‘그 당’의 원내총무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오랜 세월을 함께 돕고 살아가야 할 친구” 운운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 아니겠는가. 남북녘이 경쟁이나 하듯 사대(事大)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어 씁쓸하기까지 하다만...
말마따나 뛔국이 이 나라의 ‘최대 인적·물적 교류국’인 건 맞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냉정한 입장에서 결코 ‘친구’ 특히, ‘진짜 친구’이거나 ‘고통을 함께할 이웃’이라고 할 수 있나? 저들이 이 나라를 그리 상대해 오고 있는가? 오히려 지리적으로 가까이 살아왔기에,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있기에 어쩔 수 없이 ‘밀접한 거래자 또는 관계자’가 됐다고 해야 맞는 것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밀접한 관계’라 할지라도 역병(疫病)까지 거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언론의 지적대로 ‘반 발짝 늦게’, 그것도 뛔국 전역(全域)이 아닌 ‘후베이성[湖北省] 방문·체류 외국인에 국한’하여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시[習] 따거’의 눈치 살피기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뛔국의 신임 대사(大使)라는 작자는 은근히 압박을 더하고 있질 않은가. 그 ‘공산당’ 정부 하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한 사과(謝過)는 없이, 즈그들이 돌림병을 잘 막고 있다는 자화자찬(自畵自讚)만 늘어놓으면서... 늦추위로 맞은 입춘(立春) 날에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 정부의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와 관련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WHO는 이번 전염병 상황을 전 인류가 공동으로 대면하는 도전으로 보고, 세계 각국이 차별을 기피해야 하고 국제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고도 설명했다...”
풀어서 말하면, “제한적 입국 제한 조치도 잘못됐다. 그러니 앞으로 ‘입국 제한 조치’의 확대는 절대 안 된다!”고 짖어댄 거 아니겠는가. ‘시[習] 따거’의 이 나라 방문을 학수고대(鶴首苦待)하는 무리들이 이 나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뛔국 대사의, 아니 뛔국 정부의 지침(?)을 어길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별다른 결론 없이, 물론 그러하더라도 뭔 이유에서 또한 무얼 씹어대기 위해서 시답지 않은 장광설을 늘어놓았는지 이해하리라고 믿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몇 마디 보태면서...
이 나라 많은 국민들이 느끼고 있겠지만, 지하철 등 공공(公共)의 장소에서도 기세등등(氣勢騰騰)하고 어디서나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시끌벅적하던 뛔국 여행객들의 몸짓과 목소리가 요즘 들어 눈귀에 띄게 잦아들었다. 그나마 뛔국의 인민(人民)들, 특히 먹고 살만해서 물 건너 올 수 있는 저들은 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침묵은 금(金)’이란 금언을 따르는 그 ‘말 많은 공산당’에 대해 일말의 쪽 팔림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할까? 반면에...
“4호선 명동역에서는 일부 승객이 역에서 나눠주기 위해 비치한 마스크 50개 들이 상자를 통째로 들고 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역 관계자는 ‘상자 째 들고 가는 사람들은 내국인이 아니라 주로 중국 관광객들로 보인다’며, ‘인근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동나 쉽게 구할 수 없게 되자 무료 마스크에 욕심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어찌 뛔국 관광객들뿐이겠는가. 공짜 좋아하기로는 이 나라 ‘백성’(百姓)들도 만만치 않을 텐데. 위 기사 토막이 가짜 뉴스가 아니라면...
“중국 고위급 전문가팀의 중난산 교수가 전염병 상황이 1주일 내지 열흘 안에 효과적으로 제어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예방과 통제, 치료가 모든 가능한 상태이다...” 왠지 우울해진다. 걱정이 쌓여만 간다. 뛔국 대사(大使)가 자신 있게 내뱉은 말이 ‘뻥’일 가능성만 ‘더욱’ 높아 가는 듯해서.<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