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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여행

박재형 작

 

 

간혹 나는 힘들고 슬프게 했던 부질없는 허영과 체면을 
벗어 던지고 빈가슴을 만들어 여행을 떠나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고 싶다. 
어릴 적 추억이라는 기차를 타고 마음 껏 철길을 달리고 싶다.
누구를 만나야 하는 약속도 무슨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날아갈 듯한 마음은 하늘도 나무도 꽃도 달라 보인다.
나만이 들을 수 있는 노래와 시를 부르며 붉은 장미가 
아름다운 골목길을 걷고 싶고 아카시아 꽃 내음이 
유난히 짙은 산길을 오르며 아름다운 이야기로 
나와의 추억을 되뇌이고 싶다.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있는 세상을 만나고 싶고,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개구쟁이 모습으로 변하고 싶다.
떠가는 구름에게 당신의 소식을 들으며 
흐르는 맑은 계곡물에 나를 가만히 비추어 본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대는 어색한 내가 아니고 
솔직한 나를 본다. 
해질 녁, 저편 하늘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이유 없이 서글퍼지고 가슴만 아픈게 아니라 
하염 없이 눈물이 쏟아져 마음을 적셔 내리면
공연한 외로움이 얼마나 쓸쓸한지 아시나요?
모두가 내 곁을 떠나버리고 기억만이 내 곁을 감싸는 날,
정말 하고 싶던 이야기 전하지도 못한 체 그냥 가슴에 
담아버린 그런날... 이미 지나가 버린 그날, 
나의 그리움을 담아 강물에 띄우고, 
나의 보고픔을 기차에 태워보낸다.
이제 밤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별빛과 달빛에 물어보고 
갈길을 정하자.
마음에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내일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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