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작
요즘 마음이 우울한가요?
그럼 마음이 아픈가요?
아무 일도 아닌데 그냥 스치는 바람같을텐데?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다.
뒤도 돌아다볼 겨를 없이 살기 바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 줄 알면서 달려온 세월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자신의 자리에서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면서 잠시나마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중얼거리고 미소를 지을지도?
이제 멈추려고 애를 써 보면 쓸수록
더 빨리 달리는 듯 싶은 시간이 자리한다.
이미 60의 절반을 써 버린 지금 자주 허무하고
마음은 마냥 씁쓸하고 내가 누군지 들여다보니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차오른다.
술 한잔에 마음을 달래보지만 정신은 또렷해지고 아마도 내가 알 수 없는 친구만의 그런 세월이 있었지 않았나?
그런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어릴 적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본 순간 시간을 뛰어 넘어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지고
아무 생각 없이 가깝게 끌어들이는 묘한 감정은 순수를 가장한 설레임으로 변해서 내 눈에 비친 그 친구가 그냥 세월을 뛰어 넘어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도 있었겠지
조금은 바보 같은 순수였을지 모르지만
그런데 어쩌겠어?
우연히 마주친 그런 사람이 아니고 어쩌면 꼭 만나야 했던 인연이었는지도 모르잖나?
아마도 세월 때문에 그런건가?
가을이라 그럴거야!
외로움에 서러워 마음 둘 곳 없는 나날들
자신보다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고통마저도 행복으로 생각하며
흔들림 없이 오직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러다 어느날 뒤돌아보고 웃을 거야.
내게도 누군가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그래서 마음은 조금 아팠었다고 .
그리고 세월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야속하게도 추억의 모든 것을 가져간다고.
돌아보면 정말 웃음만 나온다.
잠시 공허했던 마음도 허전했던 시간도
그렇게 기억속으로 보내고
세월이 흐른 후 껄껄껄 웃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