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작
한여름밤 열대야의 더위가 나이든 나를 더욱 애달프게 바라보는 것은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일까?
늘 내 곁에 있던 내 청춘, 젊은 날의 향기가 어제인 양 생생한데 그 늠늠한 모습은 간 곳이 없고 내 젊음이 날 스쳤듯이 팔랑팔랑 나비처럼 구름처럼 순식간에 그렇게 스쳤다.
젊음은 한 여름 밤에 손님처럼 찾아온 여름밤의 꿈인가?
중년(노년)의 나이
세월의 깊이만큼 여유로움이 묻어있어 아름다워 보이는 나이다.
젊은 날처럼 풋풋하고 빳빳하지도 않지만 유순해 보이는 편안함이 간직한 나이다.
정신 없이 달려온 시간들...
문득 중년의 낮선 모습에 새삼 허무하고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반짝이던 검은 머리는 희뿌옇고 윤기없이 거칠다.
돋보기로 초점을 맞추며 읽어내리는 신문은 흐릿한 글씨들이 겹쳐온다.
당연하게 알고 살아온 세월이 허무하고 현실이 억울하기도 하여 나를 찾고자 하염없이 방황하는 나이...
현실을 잊고싶어 무작정 떠나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젊은날의 아쉬움인가,
온 몸은 희망과 긍정의 열기로 가득차나 이룬 것 없는 현실에 사춘기 소년처럼 먹먹한 가슴은 어느새 고개를 떨군다.
이제 지난 삶에 연연하여 자신감을 잃어 체념하는 허물어진 내가 아니라 갈색과 붉은색으로 채색된 나이먹어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손질 잘 해 입은 모시 한복처럼 품위있고 멋스러운
그래서 젊은 날보다 더 아름다운 나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