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작
온 산이 푸른 5월의 초록을 보라.
태양의 정열은 미루나무잎을 팔랑이고
찔레꽃 향기가 청보리 언덕에 내리는
파란 하늘 향해 싱그러움으로 편지를 쓰자.
얼굴 가득 햇살이 다가와 말한다.
머문 듯 가는 세월인데,
나와 함께 걷는 느낌이 좋았던 사람
그냥 기다려지는 사람과 한적한 찻집 창가에 앉아
상상의 시간을 그려보며 편지를 쓰자.
꽃피는 날, 새들의 노래들으며
보고 싶은 사람에게 잔잔한 미소를 품고
나눈 것은 많지 않아도 사랑 한 줌이 인정스러워
그리움과 정겨움을 묻혀 편지를 쓰자.
5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
너의 손을 잡고 따듯한 고운 정을 하나 새긴다.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여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이 될 지라도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모란이 피고 뻐꾹새 소리가 내려 앉는 초록 대지에
알 수 없는 보고픔과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행복한 얼굴이 떠오르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고백의 편지를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