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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디지탈 교육이 학생의 문해력 저하의 주범

초중고 교육강국 '디지털 교육'에서 '아나로그 교육'으로 회귀

 

“종이책 읽고 손글씨 써라”… 각국, 디지털 교육에 제동

 

학교에서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런 추세에 제동을 걸고 있는 나라가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디지털 기기가 수업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읽기 능력 등 기초 학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교육학계의 우려가 제기되면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은 유치원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의무화(2017년)했던 기존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스웨덴 교육부는 나아가 6세 미만에 대한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태블릿PC 등 사용을 멈추는 대신 책을 읽도록 하고, 종이에 글을 쓰는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로타 에드홀름 교육부 장관은 “스웨덴 학생들에겐 더 많은 교과서가 필요하다. 실물 책이 학생들의 학습에 중요하다”고 탈디지탈 아날로그 복귀의 정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과도한 디지털화가 스웨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유발했다는 교육학계의 연구를 스웨덴 교육 현장에 도입한 것이다. 

 

스웨덴은 초등학교 4학년생의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 읽기 문해력 연구(PIRLS)의 읽기 능력 점수에서 2021년 544점을 받았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11점 하락한 점수다. 스웨덴 정부와 학계는 읽기 능력이 떨어진 주요 원인을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라고 진단하고 있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지난달 성명에서 “디지털 기기가 학생의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보다는 오히려 저해한다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며 “인쇄된 교과서와 교사의 전문 지식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은 디지털 기기 대신 실물 책을 수업 현장에 더 많이 도입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학교의 도서 구입 비용으로 6억8500만크로나(약 823억원)를 투입하고 2024~2025년에도 연간 5억크로나를 예산에 배정하기로 했다.

 

문해력 강화를 위한 ‘탈디지탈 교육정책은 스웨덴만의 일이 아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는 새 학년을 맞은 이달부터 ‘필기체 쓰기’ 수업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필수 교육과정으로 되살리기로 했다.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단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도록 돕는다는 학계 의견을 받아들인 조치다. 필기체 쓰기 수업은 2006년 선택 과목으로 강등됐다가 17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

 

온타리오주 교육 당국은 “필기체 쓰기 수업은 자기 이름을 서명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필기가 더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더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삶의 기술이라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도 분명히 나타났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15세 이하 학생은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못하게 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2월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우리나라 좌파 교육학자들이 열광하는 핀란드는 수업 중 모바일 기기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네덜란드도 수업 중 방해 요소를 제한하기 위해 내년부터 교실에서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워치(시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네덜란드 교육부 장관은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지만 교실의 일부가 되어선 안 된다”며 “스마트폰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스마트폰을 금지해) 학생들이 집중해서 공부를 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저연령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 수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는 한국 전문가도 적지 않다. 이준영 보라매병원 신경정신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 활용이 집중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며 “디지털 기기보다 종이책을 통한 학습이 아이들의 상상력 고취 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나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디지털 기기를 쓰더라도 일정 비중은 책을 통해 학습하는 방향으로 융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나 디지탈 교육업계는 마치 디지탈교육이 학생에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처럼 거짓 광고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도 장단을 맞추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부와 디지탈교육 컨텐츠 제작 업체가 공조해서 우리나라의 학생교육을 망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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