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작 봄이 오고 있네요. 살랑살랑 이쁜 몸짓으로 눈웃음 치며 가만히 내게 다가오고 있네요. 조용히 들어보면 아주 가까이 와 있어요. 좋아서 소리치면 달아날지도 몰라요. 겨울이 담벼락 밑 음지쪽에 토라져 있을 때, 봄바람은 여린 마음이 다칠까 염려하여 따뜻하게 내 마음을 토닥거려요. 간난아이처럼 꼼지락거리며 숨쉬는 소리, 봄은 저기 있어요 논두렁 후미진 곳, 산자락 바위틈에 숨어 있어요.
박재형 작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름달을 보며 그리운 마음으로 소원을 빕니다. 아직 추운 겨울을 거슬러 오느라 달빛이 창백하고 보름달은 고아처럼 떠있다. 그리고 밤하늘 둥근 달이 약간 일거러진 모습이다. 오늘밤 세상사람들 소원이 무거워 다 들어 줄 수가 없어 일거러졌나 대보름달을 넋놓고 바라보면서 그리움에 부푼 내 마음을 비쳐 봅니다. 휘영청 밝은 달빛 속에 친구들 모두 안녕하신지? 지난 추억을 꺼내보며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안부를 전하는 마음을 달님에게 소원으로 보내렵니다.
그리움은 구름이라고 달아 달아 보름달아 님에게도 비추는 달아 그리움 담아 둥근 달에 지나는 구름에 편지를 띠운다 님에게 보내달라고 님도 보름달 보며 그리워하겠지 구름 따라가자고 그리움은 구름이라고 김우현(명예교수)
박재형 작 구름이 뭉게뭉게 탐스럽게 피어오르는 날 들판을 가로지르는 흰나비 한 마리 여린 떨림으로 가슴 가득 피어난 그리움. 햇살 맑은 날, 벗나무 꽃망울을 터뜨린 날 두근거리던 가슴, 들뜬 설렘도 숨기고 마음으로 사랑하다, 그리워하고 보고파만 할줄 알았지 보고 싶다고 말하면 더 보고 싶어 질까 봐 그립다 말하면 더 그리워 질까 봐 가슴에 접어두고 침묵으로 사랑하다 그리워할 줄만 알고 보고파할 줄만 알았지.
박재형 작 푸른 물결이 부서진다. 몰려왔다 몰려가는 파도는 하얀색 숨가쁜 흥분이었다. 멀리 보이는 은빛 물결은 그리움이었고 수평선 너머 거기엔 또한 내 사랑의 기억이 있다. 파란하늘 아래 흰색 구름이 걸려있고 푸른 바다 위로 구름이 걸렸다. 그렇게 내 마음도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 사이에 걸려 두둥실 춤을 춘다. 쪽빛 바다와 하늘 사이를 떠나가는 배는 한가로움이고 푸르름이고 젊음이다. 그리고 감춰진 욕망과 무한한 가능성, 넓은 사랑이 같이한다.
박재형 작 묵은해는 언제나 추웠다. 새해는 꿈을 갖고 더 참으며,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고싶다. 아니 내가 새로워져 새해를 맞고 싶다. 새해 아침에 데운 술 한잔, 소고기 뭇국 한그릇에 한 살 더한 만큼 험한 세월을 착하고, 슬기로움에 빛나는 태양의 아침 햇살이 내 눈빛 속에 열렸다. 내일은 기쁨과 슬픔이 같이하지만, 그건 생활의 일상일 뿐, 미움, 시기, 욕심, 절망, 분노같은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우리는 생명을 하찮게 보고 슬픔을 잊는 마음살에 돋아난 욕심의 잔은 비워내야한다. 눈 같이 맑은 생각과 의지는 햇살받아 번쩍이고 가슴엔 사랑과 열정의 뜨거운 피가 샘솟는 꿈을 꾼다. 이 소박한 믿음을 하늘에 기도하는 목적이다. 이제 내가 맞는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로 새봄의 기쁨을 위해 내 손으로 꽃씨를 가꾸어 뜨락에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로 꽃피우리라 새해에는 이렇게 살고싶다.
박재형 작 가끔은 보고 싶다고 가끔은 잊어버리겠다고 투정부리며 꿈꾸듯 달려오는 초록빛 푸르름처럼 산뜻한 추억으로 살고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행복한 날이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어느날 우리가 만나야 한다고 아무 것도 바람없이 그저 욕심 없는 마음으로 그냥 울타리 되어 그저 바라보는 마음으로 너와 내가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추억을 차곡차곡 챙겨 오가는 길목에 놓아 놓고 너무 보고 싶지만 정작 아무 말못하고 소중히 안아보는 그대...... 어둠이 내리고 풀벌레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가을 밤에 듣고 싶은 소리는 구슬피 우는 풀벌레 소리가 아니라 날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당신의 푸근한 미소입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이 무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수없이 설레는 가슴으로 하늘을 쳐다 봅니다.
박재형 작 한낮 빨래 장대 위에 걸린 해가 해질 녘 대문 밖으로 넘어가고 부는 바람이 서늘하지는 않은데 내몸에 불어온 바람이 공연히 빈 가슴 서늘하게 하는 것을 내 어찌 마다 하겠나. 누군가 불러 주면 황급히 뒤돌아보고 친절이라도 보내 오면 금세 그 손잡고 뒤도 안 보고 따라나서고 싶은 허전함. 하루에도 몇 번씩 기쁨과 슬픔에 흔들리며 춤추는 나이다. 새로운 인연 기쁨으로도 오고 슬픔으로도 오니 이미 온 인연 가볍게 흘리지 말고 새로운 인연 즐겨 만들지 말게, 오랜 벗 마주하여 따뜻한 차 한 잔 즐겁고 정다운 이야기 나누고 그냥 그렇게 지내다 보면 무심한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간다네. 이제는 남에게 불편한 마음 갖지 말고 남에게 야속한 시선도 보내지 말게, 세월이 흘러 그 때도 우리가 지금의 이 모습이겠나. 이미 겉은 세월따라 바뀌고 변한다해도 속 마음은 이제나 저제나 한결같아서 그냥 지금처럼 이 모습 사랑하며 지내다 보면 내 마음 언젠가 친구에게 닿을 것을 믿네. 아직은 그래도 우리는 젊고 믿음직스러우며 아름다운 삶을 꿈꾸지 않는가! 우리는 바라보는 눈빛 속에 그냥 솔직함이 묻어있어 환한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길을 지나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