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 학교 개학이 일주일 연기된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에 2020학년도 개학을 다음 달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미루라고 명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교육부 장관의 휴업명령권을 발동하는 것으로 우한 폐렴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데 따른 조처다.
교육부가 지난 21일 개학 연기 실시 계획은 없다고 한 데서 입장이 변경된 것이다. 전국단위 학교 개학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도 지역·학교별 개학 연기가 있었을 뿐 전국적으로 개학이 늦춰지지는 않았다.
또한 교육부는 "앞으로 상황을 고려해 추가적인 개학 연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개학이 미뤄져 수업 일이 부족해지는 문제는 일단 여름·겨울방학을 줄여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개학 연기 기간이 연장돼 방학을 줄이는 것만으로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이상·초중고 190일 이상)를 채울 수 없으면 학교장이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장은 천재지변 등이 발생했을 때 수업일수를 10% 범위에서 줄일 수 있다.
교육부는 학원도 휴원과 등원중지 할 것을 권고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학원 합동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학원 등 학교 밖 교육 시설과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말도록 지도해달라"고 전했다.
"중국인 학생에 대한 조치, 입국금지 없이 불확실한 관리만" 우려
교육부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대학 유학생 보호·관리방안 보완조처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아직 입국하지 않은 중국인 유학생에게 1학기 휴학을 권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1학기를 휴학한 뒤 나중에 입국하는 유학생에게는 수강학점 제한을 완화해주고 집중이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휴학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유학생이 중국에서 소속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의 온라인수업을 들어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대학 간 학점교류 협약을 확대한다. 그리고 한국방송통신대 강의를 1학기에 한해 무료 제공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대학에 재학하는 중국 국적 유학생 7만979명 가운데 국내에 있는 학생은 3만2천591명이다. 1만2천753명은 이번 겨울에 중국에 다녀오지 않았고 1만9천838명은 중국에 갔었으나 이달 18일 이전 한국에 입국했다.
아직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지 않은 중국인 유학생은 3만8천388명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1만명은 오는 29일까지 입국하고 9천여명은 그 다음 주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나머지 1만9천여명은 아직 한국 입국 계획을 잡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는 중국인 유학생 1만명이 입국하는 이날부터 29일까지를 '집중관리주간'으로 정해 특별관리체계를 가동한다. 인천국제공항에 안내창구를 설치해 감염병 예방수칙 등을 안내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의 셔틀버스 운행도 지원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너무 불확실할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