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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형, 나라가 정말 왜 이래?

정치권력 광풍 속‥ '각자도생' 난장판 된 대한민국

<이철영 칼럼> (재)굿소사이어티 이사, 전 경희대 객원교수

 

세상이 혼란스럽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난장판에서 오물처럼 쏟아져내리는 뉴스조차 보고 듣기가 두렵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집회가 차단되자 곳곳에서 일인시위에 나선 사람들 손에 “테스 형, 나라가 왜 이래?”, “나라가 니꺼냐?” 등의 피켓이 눈에띈다. 가수 나훈아 씨의 최신곡 “테스 형”의 가사를 패러디한 민심이다.

 

어제(12월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 후 당일 오후 문 대통령이 징계안을 재가했다. 그간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추진과정이나 국회의 날치기 입법과정을 보면 정부나 국회의 꼼수가 뻔뻔하고 용의주도하다.

 

그동안 국민의 분노를 부추겼던 추(秋)·윤(尹) 갈등이 일단 추 장관의 미소로 마무리된 모습이더니 추장관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장관이 무리수를 둬가며 검찰총장 몰아내기를 밀어붙여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얻어냈지만,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공수처의 권력으로 덮어버릴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민들은 국회의 법안 날치기통과처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일사천리로 감행한 것은 문 정권의 탈원전 관련 문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과 옵티머스 사기 사건 등 수많은 권력형 비리들을 덮어버리기 위한 꼼수의 한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배제를 염두에 둔 듯한 최강욱 법안("검판사는 퇴직 후 1년 내에는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의 입법 기간과 공수처 출범 기간 등을 고려한 징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윤 총장이 제기한 검사징계법 조항의 불공정성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는 공수처법의 위헌법률 헌법소원에 대해서도 10개월 이상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인민재판식의 비민주적 결정에 대해 윤 총장이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과 징계 집행정지 신청에 법원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국민의 관심사다.

 

검찰보다 우월적인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공수처법보다도 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 야당의 비토권마저 박탈하기 위해 여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공수처법 개정안이 더더욱 반헌법적이다. 지고 있는 게임을 도중에 중지시키고 룰을 바꿔 후반에 역전시키는 방약무도(傍若無道)한 망동이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의 폭거이자 우리 국민의 가장 참담한 자업자득이다.

 

국회는 최근 ‘공수처법 개정안’ 외에 ‘경찰법’, ‘5·18왜곡처벌법’, ‘국정원법 개정안’, ‘대북전단금지법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등을 전격 처리하며 환호했다. 이들의 뻔뻔함이 시정잡배들의 파렴치를 뺨친다. 특히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여정 하명법’과 다름 없다. 이 법은 지난 6월 북한의 김여정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라”며 엄포를 놓고 개성공단 내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발의한 법안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을 발의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대표적 불평등 조약”이라며 “미국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갖고서 어떻게 북한·이란에게는 핵을 갖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라는 망언을 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의회의 비판이 있다는 CNN 질문에 대해 "언론의 자유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망언을 쏟아내 비난을 사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의 현주소다.

 

끝으로 정부의 코로나 방역 상황을 살펴보자. 일일검사자수와 확진율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매일 확진자수만 강조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최근의 코로나 만연에 대해 "자체 추산 결과 하루 950명에서 1200명 사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가운데 12월16일 코로나 신규감염자수가 역대 최대인 1078명을 기록하고 하루 사망자가 20명이 넘었다. 8.15 집회 이후 확진자가 200명이 넘었다며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집회 주최자들을 ‘살인자’라고 고함친 정부의 방역책임자의 무책임한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들이 병상이 모자라 자택대기하며 중증환자 우선으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고, 백신 확보 경쟁에서 밀리며 백신접종 시기조차 예측 불가인데도 대통령은 “K방역 자긍심” 운운하는 홍보에 국가예산을 쓰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K방역’이라며 호들갑 떠는 정부의 세계적인 대책이 ‘무대책’인가?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답답함뿐이다. 정치권력의 광풍 속에 대한민국의 ‘사회의 등불’은 꺼지고 ‘사회의 목탁’은 정권의 나팔소리만 낸다. 스스로 ‘기레기’로 전락한 이 나라 언론이 거짓에 진실의 옷을 입혀 나팔을 불어대며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하고 있다. ‘사필귀정’이나 ‘인과응보’란 글은 고물상 구석 족자(簇子) 속의 뜻 모를 동양화 신세가 됐다.

 

엊그제 US오픈골프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한 25세의 김아림 선수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내가 코로나에 걸리는 건 무섭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쓴 채) 꾸준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골프선수를 하지 않았다면 특전사나 학군장교(ROTC)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이 대견한 여자골프선수 말에서 그나마 희망을 찾아 본다.

 

"테스 형, 나라가 정말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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