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3 (목)

  • 구름많음파주 22.6℃
  • 맑음서울 24.0℃
  • 맑음인천 24.3℃
  • 흐림원주 21.7℃
  • 구름조금수원 25.0℃
  • 구름조금청주 25.2℃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전주 26.9℃
  • 구름조금울산 24.7℃
  • 맑음창원 25.5℃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많음목포 26.4℃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많음천안 24.0℃
  • 구름많음경주시 24.7℃
기상청 제공

뉴스

대성고 재학생들과 조희연 교육감, "자사고 폐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질까?"

조희연 교육감은 공식적으로 학생과의 약속에 대한 첫 답변 예정.
대성고 학생들의 질의는 "왜 자사고를 폐지하나?"이었다.

<출처: 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캡쳐>

 

 

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 답변 약속에 따라 조희연 교육감이  첫번째로 답변해야 할 청원은 8월 20일에 대성고 학생이 제기한 "교육감님은 왜 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사고를 폐지하십니까?"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시민청원의 경우 1만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답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학생청원의 경우 1천명의 동의만 있으면 답변하겠다"고 재차 약속했기 때문이다.

 

 

<출처: 교육청 홈페이지 캡쳐>

 

교육청 홈페이지 청원게시판 중 『시민청원란』에는 2일 현재 72건이 올라있으며, 동의가 가장 많은 것은 8월 11일자로 올려진 "고교 재직자와 그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막아주십시오"로 누적 청원이 모두 668명이었다. 아직 교육감이 답변을 약속한 시민청원 1만명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학생청원란』에는 모두 49건이 올라있는데, 8월 20일 올라온 "교육감님은 왜 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사고를 폐지하십니까"라는 청원이 1,185명의 동의를 얻어 조희연 교육감이 약속한 1,000명을 초과했으나, 답변 대기 상태로 분류되어 있다. 이 글은 청원이라기 보다 다소 공격적인 형태의 질문이어서 흥미를 더 한다.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정책에 대한 반대입장을 완곡하게 전하는 내용이어서 조 교육감이 "약속을 지킬지" 아니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 청원을 올린 학생은 "은평구에 위치한 자율형 사립고 대성고등학교 1,2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혀 다수의 학생을 대표하여 올린 글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약속대로 답변할 것이 예상되는 데, 만약 그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청원 게시판을 통해 다시 반박에 나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성고 재학생들과 조 교육감 사이에 자사고 폐지문제를 놓고 논쟁적 공방이 오갈 수도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대성고 재학생을 대표하여 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글 전문은 아래와 같다.

 

안녕하십니까?

교육감님, 저희는 은평구에 위치한 자율형 사립고 대성고등학교 1, 2학년 재학생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잘 알고 계시다시피 대성고는 학교측의 결정으로 일반고 전환이 추진 중입니다. 이미 서류가 접수됐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취소 결정을 했다는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습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는 단 한 번도 학생들에게 일반고 전환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서울시 교육청은 이러한 잘못을 눈 감아 주시는 겁니까? 학생은 꼭두각시처럼 학교가 하라는 대로 하고, 학교가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인가 궁금합니다.


과연 조희연 교육감님은 자사고 폐지가 학교 구성원이자 교육 주체인 학생들의 인권, 나아가 학생들의 권리 추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대성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성이 자사고라서 선택을 했습니다. 아무리 우리까지는 자사고로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중간에 일반고가 되는 것은 학교의 제도가 바뀌는 중요한 문제이며, 향후 학칙 개정을 유발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학교는 이 과정에서 최소한 학생 대상 설명회라도 했어야 합니다. 자사고에서 일반고가 될 경우 학교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보호조치를 할 것인지, 일반고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학생들이 전학을 선택할 수 있는지 등등 이후 발생할 여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는 학생들에게 단 한 마디의 의견도 묻지 않았고, 단 한 번의 설명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했고, 교육청은 이런 문제를 알고도 자사고 지정 취소에만 관심을 갖고 학생들의 억울함을 외면하였습니다.


교육감님이 생각하는 교육의 대의는 학생이 피해를 보아도 상관없는 성급한 자사고폐지입니까? 아니면 학생인권보장과 학생이 주를 이루는 교육입니까? 대한민국은 절차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국가이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이 만든 정부가 아닙니까?


저희는 재작년 가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 국민들과 함께 외쳤으며, 불통정부에 대해 항의하고 국민의 목소리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성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와 서울시 교육청의 과정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통로를 차단한 채 독재정부처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 매번 교육제도의 변경과 교육정책의 변화에 있어서 학생은 실험도구가 되어야 하고 학생은 피해자가 되어야 합니까? 언제까지 학생들만 괴롭히는 교육을 추구하실 겁니까?


학교는 학생 의견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의견도 반영하지 않았고, 지금도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니들은 이제 전학도 못간다, 가 봐야 폭망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중요한 과정에 학생들이 배제되고 교사들의 비웃음을 통해 일반고 전환 소식을 접해야 합니까?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이것이 조희연 교육감님이 원하시는 교육방향입니까?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거짓말을 하고 교육청은 절차가 맞지 않아도 밀어붙이는 일반고 전환 과정을 바라보는 우리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낄까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도 되고, 학생들의 눈과 귀를 막아도 되고, 교육감님은 자신의 공약을 이루기 위해 절차를 무시해도 되는 그런 나라를, 그런 사회를 배우라는 것입니까?


자사고를 만들어 달라고 학생들이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원한 것도 아닙니다. 나라에서 만들었고, 이 나라의 교육제도가 허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립학교가 그 제도에 동참했습니다. 저희는 그리고 학생들은 이미 만들어진 자사고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왜 자사고를 폐지하는 과정에서 왜 학생과 부모는 항상 희생양이 되어야 합니까? 자사고를 선택한 학생들은 죄인입니까? 들어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학생 의견 수렴 한번 없이, 설명회 한 번 없이 일반고로 막 가도 되는 것입니까? 왜 교육감님은 이런 학교를 두둔하고 학생들을 외면하십니까?


이대로 대성이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학생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을 것이고, 이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사고 운영이 어렵다면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차를 밟아서 처리해야 하고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꼭 들어보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습니까? 교육감님께서 진정으로 학생들을 존중하신다면 지금 학생들이 겪는 피해와 상처, 그리고 학교와 교육청의 불법적인 절차를 조사해주시고 이에 대해 진심 어린 답변을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