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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숙명여대 학생들, 트랜스젠더 학생 합격에 '반발'…결국 '입학 포기'

대학입시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이 관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했던 트랜스젠더 A(22)씨가 거센 학내 반발로 결국 등록을 포기했다. 얼마 전까지 남성이었던 학생의 성 정체성이 여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일어난 논쟁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지난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A씨의 숙명여대 합격 사실이 알려지자 이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입학처와 총동문회에 항의 전화와 이메일을 보내는 등 반발했다. 학내 커뮤니티에도 '성전환 남성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며 많은 추천을 받았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숙대 합격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굳이 여대에 지원한 것은 '트랜스젠더의 여대 입학'이란 상징성을 획득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지난해 학생회관 화장실에 숨어있다 발견된 마약 투약 수배자 남성 사건과 여장 남성이 캠퍼스 화장실에 무단 침입한 사건이 있었다"며 "트랜스젠더 A씨와 화장실을 같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일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자대학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는 혐오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숙명여대 측은 A씨의 입학과 관련한 논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A씨가 성별정정을 했기 때문에 입학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아직 등록을 하지 않아 입학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고, 유사한 전례도 없어 공식 입장을 논의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반대 여론에 부담감을 느껴 결국 지난 7일 "입학을 포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내년도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대는 다시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성전환(남→여) 학생의 여대 입학은 현재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법의 영역 이외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전해지는 성 가치관과 (성전환 학생이 입학한다면 함께 수업 들을) 여대생들의 인식이 앞으로 어떻게 형성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