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의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해 언론노조가 살벌한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며,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 문재인 정부가 방송 재허가를 무기로 종합편성채널들의 입을 틀어막았을 때 언론노조는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전용기에 못 타는 것은 큰 문제이고 방송사 허가 취소는 사소한 문제라 그리하였는가. 아니면 우리 편 언론탄압은 ‘좋은 탄압’이라 괜찮다는 뜻인가. 언론단체의 성명조차 편파적이면서 ‘언론자유’를 요구하는 게 참으로 낯부끄럽다.
언론노조는 “대통령실이 권력비판을 이유로 전용기 탑승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아니다. 최근의 MBC 보도는 권력비판이 아니라 왜곡과 선동에 가까웠다. MBC 기자는 순방취재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석 발언을 타사 기자들에게 알렸다. 대통령실의 보도 자제 요청은 앞장서 거부했다. 방송할 때는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까지 자막에 넣어 방송했다. MBC 특파원은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원들에게 ‘fucker’라는 아주 심한 욕을 했다고 백악관과 국무성에 알렸다. 언론노조는 이게 ‘권력비판’으로 보이는가.
MBC는 정말 권력을 비판해야 할 때는 침묵했다.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보도를 미적거렸고, 조국 법무장관 의혹에 침묵했고, 울산시장 관권선거 의혹을 사실상 은폐했고, 똑같은 총선용 비례대표정당을 민주당에는 ‘의병정당’ 야당에는 ‘위성정당’이라 불렀고, 천문학적 피해를 일으킨 라임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축소 보도했고, 대장동 비리 의혹을 외면하다 유동규로 꼬리를 자르려 한 의혹을 받았고, 공수처의 전방위 통신사찰에 침묵했다.
지난 3월 대선 때는 뉴스데스크에서 선거운동 100일 동안 단 하루도 예외 없이 편파 보도를 했고, PD수첩은 윤석열 후보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거짓말’이라는 노래를 틀었다. 6월 지방선거 때는 접전지인 경기도지사 선거에 초점을 맞춰 국민의힘 후보 의혹만 집중 제기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집단이 과연 언론기관일까 특정 정당의 선거용 하부조직일까 의문스러울 정도이다.
언론노조는 이번 사안이 “진영을 뛰어넘어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을 때 미국 언론계가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공동대응했다고도 소개했다. 진영을 뛰어넘자는 언론노조가 지난 2017년 MBC에서 비민노총 기자 88명이 기자 업무를 빼앗길 때는 왜 침묵했는가. 지금도 MBC의 비민노총 기자 60여 명이 차별과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진영을 뛰어넘자고 제안하려면, 좌파 세력에 의한 언론탄압도 돌아보면서 그런 말을 해라.
MBC는 편파보도에도 자막조작에도 단 한 번 사과한 적이 없다.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대한 왜곡된 자막이 여전히 게재돼 있다. 워싱턴 특파원의 ‘fucker’ 이메일에 대해서는 MBC가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공고했다.
그런 MBC의 기자회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태워주지 않는 것은 “언론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주장해 봐야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MBC 구성원들은 지금이라도 특정 정당의 선전도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언론의 본모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언론자유를 주장할 자격이 생긴다.
2022년 11월 10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