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등록된 약 4300명 중 상당수가 5·18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국가기념일로 정해져 있고, 5·18 정신의 헌법전문 반영 움직임, 국가 예산으로 보상금 지급과 취업 우대 등 각종 특혜가 주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짜 5·18 유공자 의혹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연말께 국민적 관심사인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단독 입수해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관련자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실체적 규명을 진행해왔다.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유공자 명단은 5·18 관련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 광주 5·18기념탑에 적혀있는 명단과 5·18 관련 단체들의 자료와 관계자 증언·언론 보도 등을 취합해 7년여 데이터 작업을 거친 자료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은 4346명의 ‘위치 001-01’부터 ‘148-02’까지 ‘돌판 명단’에 새겨져 있는 이름·생존 여부·사인·주분류·시기·장소·작성 명단·생년월일·(공적·피해)내용·차수·분류·비고 순으로 나열돼 있다.
등록된 유공자들은 5·18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거나 진압군에 의해 사망 혹은 상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다. 또 5·18 당시 군사독재에 대항해 투쟁 활동을 벌이다 옥고를 치르거나 군인들로부터 폭행당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유공자 중에는 5·18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부 인사는 5·18 당시 광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등록돼 있다.
5·18 당시 11살이던 A(54)씨는 1990년 수도권 소재 대학의 총학생회 소속으로 노태우정부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을 했다는 명목으로 유공자에 등록돼 논란이 예상된다. 경남 마산에 거주하는 B(57)씨는 한 기업의 노조위원장으로 있던 1988년 무렵 회사를 점거 농성한 이력으로 5·18 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5·18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유공자로 선정된 이들은 대부분 ‘민주화 명예’란 이름을 빌어 유공자로 등록됐다.
5·18 단체의 한 관계자는 “엄격하게 따지면 5·18 당시 사망자나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만 유공자로 선별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5·18 광주항쟁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인사가 막연히 민주화 운동을 했단 이유만으로 유공자로 선정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5.18 민주항쟁 허위유공자는 "인우보증' 제도가 한 몫
5·18민주항쟁 허위 유공자가 넘쳐나게 된 이면에는 ‘인우보증’ 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 5·18 유공자가 보증만 해주면 누구나 별다른 증거가 없어도 유공자가 될 수 있는 법률적 허점을 이용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5·18민중항쟁구속자회와 5·18민중항쟁부상자회 등 관련 단체는 허위로 등록된 유공자들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보상 차원에서 지급되는 나랏돈을 빼먹기 위해 오랜 기간에 상당한 규모로 세력화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들 단체 대표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가짜 유공자’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들을 척결해 달라는 촉구 집회를 갖기도 했다.
가짜 유공자 의혹이 있는 전 현직 국회의원이 7.1%, 언론노조 출신도 한 몫
유공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정치권에는 가짜 유공자일 개연성이 있는 인사들이 전·현직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포함해 310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유공자 중 7.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 중에는 국내 거물급 정치인뿐 아니라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특보 등을 지낸 이유로 유공자가 된 경우도 다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현직 국회의원은 5·18 당시 광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지만 유공자 명단에 버젓이 이름이 올라 있다.
심지어 언론계에도 5·18항쟁과는 무관한 기자와 프로듀서(PD) 등 전·현직 인사만 181명으로, 언론사 대표를 지냈거나 편집국장·논설위원 등 고위 임원이나 간부급 출신들이다. 이들의 공적 내역은 5·18항쟁과 연관지을 만한 것이 기록돼 있지 않다. 특히 언론노조 활동을 한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끼리끼리 나눠 먹기 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일부 문화계 인사는 5.18 민주항쟁과 직접적인 관계도 없이 유공자 등록.
일부 연예인도 유공자로 등록돼 있다. 한 중견가수는 자신이 부른 노래 중 한 곡이 ‘5·18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는 이유로 유공자가 됐다. 이 밖에도 5·18이나 광주에 연고가 없는 남녀 중견 탤런트도 3명이나 유공자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도 적잖이 눈에 띤다. 1965년생 작가는 5·18을 소재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1964년생 작가는 5·18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유공자가 됐는가 하면, 1963년생 영화평론가는 5·18 관련 평론을 했다는 명목으로 유공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55년생 사진작가 최모씨를 비롯한 상당수는 2014년 5·18기념순회사진전에 출품한 게 인정돼 유공자가 됐다.
5‧18 당시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00 5·18 기동타격대 상임고문은 “당초에 5·18 유공자가 되려면 1980년 5월17일부터 말일까지 항쟁에 참여하거나 피해를 본 사람들로 규정돼 있었지만 민주당이 법을 바꾸는 바람에 관련 없는 인사들이 대거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 유공자 관련 법을 다시 개정해 이들을 걸러내는 작업을 거쳐 엄격하게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상기 기사는 언론사인 스카이델리 기사내용을 기초로 편집한 기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