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인 A교사(23세)가 교내에서 숨졌다. 극단 선택의 원인 등은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나, 온라인 공간에선 교사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소문과 억측이 돌기 시작했다. “신규 교사가 학부모의 악질적 괴롭힘으로 자살했다”는 글부터 올라왔다.
지난 19일엔 “교육청에 불려간 다음 날 자살” “학부모 가족이 3선 국회의원” “증거 인멸” 등이 돌았다. 모두 확인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적극 지지했던 방송인 김어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으로 알고 있다”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소문을 ‘국민의힘 3선 의원’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한 시간 반쯤 뒤 국민의힘 한기호(3선) 의원은 성명을 내고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허위 사실 유포 등 혐의로 김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가짜뉴스가 SNS을 통해 확산되자 20일 오전 11시경, 서울서이초등학교 권00 교장이 5가지 항목의 입장문을 냈다. 권 교장은 “1. 해당 학급은 담임 교체가 없었다. 2. 해당 교사의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NEIS 업무로, 본인의 희망 업무였다. 3. 담임 학년은 해당 교사 본인의 희망 학년이었다. 4.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으며, 교사의 교육지원청 방문도 없었다. 5. SNS에서 거론되는 정치인의 가족은 해당 학급에 없다.
이날 오후 1시경, 교육부에서 전국 시도 교육감 간담회가 열렸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고인과 유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교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공교육의 첫걸음이고,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이 무너진다"며 "교권 보호는 교사의 인권을 넘어서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것으로, 교육활동에 대한 침해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는다" 등을 말했다.
교사인권보다는 학생인권을 서울시 교육감 당선 이래 지속적으로 주장해 욌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이 교실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저경력 교사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져 서울교육의 수장으로서 비참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심각한 수업 방해와 교육활동 침해, 그리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를 무력화하는 악의적인 민원과 고소·고발이 빈번히 이뤄지고 이에 따라 교육활동이 훼손되고 교사의 심리, 정서 안정을 지킬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면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회,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교권보호를 위한 공동논의테이블 구성을 제안" 등을 말했다.
전교조는 조용하게 숨진 교사의 명복을 빌기보다 그들의 홈페이지에서 전교조 본부와 서울지부가 함께 촛불집회를 열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성명서를 내면서 기자회견을 했으며, 주요 내용은 경찰의 엄정한 수사 촉구를 주장하면서 “(학교당국에서) 밝힌 내용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또한 당국에 밝혀지지 않은, 교사가 혼자 감당해야 했을 것들이 나올 수 있다.교사들이 밝히기 꺼리는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 입장문에 대해서는 "1학년 담임을 초임에게 준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분위기를 보고 기피 학년을 알아서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희망해서 썼다고 자신해선 안 된다", "입장문만 읽어보면 B교사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돌아가신 것처럼 보인다", "시간을 지켜보고 추측성 보도를 자제하면서 교육계와 함께 사태를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같이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 촉구하면서 "학부모가 본인 자녀 얘기만 듣고 민원을 넣으며 찾아오는 경우가 매우 많이 벌어지고 있다", "작금의 상황을 한 교사의 안타까운 비극을 넘어 교권 추락과 전체 공교육의 붕괴로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중대한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반드시 수사기관에 고발해 학교와 교원을 보호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문제 학생과 그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막말과 학교 당국의 무관심으로 정년을 3년 남기고 평교사로 명예 퇴직한 B교사는 “나도 문제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심한 욕설과 교육청에 제소하겠다는 협박을 많이 들어 왔으나, 정작 교사를 보호해야 할 교장과 교감은 학교 명예와 학교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기 싫어서 적극적으로 교사를 도와 준적이 거의 없었다.”고 하면서 “교사들에게 학부모와 학교에 문제되지 않게 잘 합의하라고 하는 경향이 높다”고 하면서 “이번 사건은 100% 교장과 교감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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