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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대한교조, "수업권과 학습권은 침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교원조합(대표 조윤희: 대한교조)는 8월 18일 수업 중 상영한 영상이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준다고 해당교사를 징계한 사건이 잘못된 처분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교조는 이번 징계사건에 대해 "수업권과 학습권은 침해될 수 없으며,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첫째, '수업의 자유'와 '교사의 전문성'은 한 국가와 시민 사회가 지켜내야 할 가치와 자원으로 크게 보호받아야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독립하여야 하며, 둘째, 교사의 전문성 존중해야 하고, 셋째, 수업의 자유 보장과 교육 현장의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래는 이날 발표한 대한교조의 성명서 전문이다.

 

존경하는 교육계 동료 및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선생님들의 교육 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진실하고 깊이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교육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업의 자유'와 '교사의 전문성'은 한 국가와 시민 사회가 지켜내야 할 가치와 자원으로 크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맞는 역량을 갖춘 자유 시민을 길러내기 위해 필요한 역사 교육과 논쟁성이 강한 현안 주제를 다루는 수업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현대사의 깊은 굴곡 위에서 발전을 이룬 한국 사회의 특성상, 역사 교육은 논쟁성이 강한 현안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은 1970년대 초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가 내건 ‘민주주의를 감행하자’는 슬로건 아래 ‘민주시민교육’을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으로 규정했습니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도 사회 현상 이면에 작동하는 권력과 현실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갖는 것이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데 필요하다는 교육적 판단에서였습니다. 독일 <정치교육>의 준거가 된 ‘보이텔스바흐 합의’(1976)에 따라 논쟁성 강한 현안 주제를 날 것 그대로 교실로 가지고 와서 학생들 스스로 자기 생각을 정립해 나가도록 지도하도록 하였습니다.

 

독일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한 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논란이 심한 영역을 피하고 꺼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논란을 깊이 이해하고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수업에서 논란이 강한 주제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교사가 어떤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외풍에 쉽게 흔들리고 간섭받는 우리의 교육 문화와 크게 다릅니다. 이런 교육 환경에서는, 학생들이 사실과 현실을 깊이 공부하여 대중의 통념과 선입견에 맞서는 용기를 가지도록 가르치기 힘들 것입니다.

 

교사는 교육의 전문가입니다. 교사들이 수년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최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수업의 자유’와 ‘교사의 전문성’입니다. 교사들이 교육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어야만, 학생들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학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역사를 가르치는 본질은 학생들에게 단편적이고 편향된 역사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역사 수업은 국가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제시하여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고 현실의 복합성을 이해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를 겪은 조상들의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과정은 일본 제국주의의 부정적 영향과 억압적 지배를 폭로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다양한 물질적, 환경적 변화를 맞이했고, 실제로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학생들은 역사적 진실을 균형 있게 이해하며, 여러 역사적 시각을 이해할 수 있는 성숙한 역사의식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나치의 인종 섬멸이나 일본군의 전쟁 중 학살 같은 ‘인류를 상대로 한 중대범죄’를 정당화하고 기초적 사실을 왜곡하여 자신의 정치적 주의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 압력이 교사들의 교육 활동에 빈번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의 간섭은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을 저해하고, 교육적 판단보다는 대중의 통념과 사회압력을 앞세우는 자기검열을 일상화하여 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대한민국교원조합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강력히 천명합니다.

 

첫째,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루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사는 교육의 전문가로서,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교육적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 세력, 이념 세력의 간섭은 교육 현장에 결코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교사의 전문성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의 핵심이며, 이를 존중하는 것은 곧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셋째, 수업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이 다양한 교수법과 교육 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수업을 구성할 수 있도록, 수업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기를 수 있으며, 교사들은 교육적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넷째, 교육 현장의 안정성이 무조건 확보되어야 합니다!

교육이 정치적, 사회적 변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교사들에게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교사들이 두려움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때, 학생들은 진정한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교원조합은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교육적 판단과 실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공개 질의를 통해 입장을 물을 것입니다. 교사가 한 수업이, 교사의 교육적 판단이 외풍에 의해 흔들리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8월 18일 / 대한민국교원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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