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 (금)

  • 맑음파주 13.9℃
  • 맑음서울 15.4℃
  • 맑음인천 13.0℃
  • 맑음원주 15.2℃
  • 맑음수원 15.4℃
  • 맑음청주 15.6℃
  • 맑음대전 16.0℃
  • 구름조금대구 17.5℃
  • 맑음전주 15.9℃
  • 구름많음울산 17.3℃
  • 구름많음창원 18.8℃
  • 구름많음광주 16.6℃
  • 구름많음부산 19.3℃
  • 구름많음목포 14.3℃
  • 맑음제주 17.9℃
  • 맑음천안 15.2℃
  • 구름조금경주시 18.9℃
기상청 제공

민평

교사와 협력하는 AI 디지털교과서…질 높은 맞춤 교육 제공할 것

<디지탈교과서에 대한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기고문>

 

내년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초등학교 3~4학년군의 수학과 영어, 정보,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은 수학, 영어, 정보 교과서가 서책형 교과서와 함께 AI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고, 특수학교에서는 국어 교과가 AI 디지털교과서로 개발된다. 

 

디지털교과서는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디지털교과서 상용화 추진 계획’에 따라 시작되었다. 2008년 전과목 ‘디지털교과서 원형(prototype)’을 개발하여 시범 운영한 후 교육적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사회, 과학, 영어를 중심으로 개발되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선도학교를 시작으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제공되어 왔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 기회를 지원하고자 기존의 디지털교과서를 개선한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여 2025년부터 초중등학교에서 보급된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평상시 학생을 관찰한 교사 자료와 학생 개개인을 분석한 AI 디지털교과서 자료를 토대로, 교사가 최적의 콘텐츠나 학습 경로를 재구성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 맞춤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은 스스로 학습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문제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학습 경로와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으며,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진단 및 분석 결과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어 자녀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최근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유보하라는 주장이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스마트기기의 부작용이 심각한데 교과서까지 디지털로 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학교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시급하게 도입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은 적절하지 않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기기의 부작용이 심각하므로 못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쓰는 교육을 해야 한다. 2023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40.1%에 달하고 있다. 그 원인은 자율적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는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의 주된 원인이 ‘맞벌이로 인한 훈육 시간 부족(36.0%)’과 ‘훈육 방법을 잘 몰라서(34.0%)’라고 응답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학생 1인 1기기 정책을 추진하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스마트기기나 노트북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기기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려면 정규 수업 시간에 스마트기기를 제대로 쓰게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면서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조절하며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울러, 최근 청소년의 SNS 중독 등 문제가 불거지며 관련 학교 내 스마트폰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학생의 개인적이고 흥미 위주의 스마트기기 활용과, 교실에서 교사의 관리 아래 이루어지는 교육 위주의 스마트기기 활용은 구분되어야 한다. (출처 :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둘째, AI 디지털교과서는 2008년 디지털교과서 원형이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정책 및 개인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되어 왔다. 본 집필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디지털교과서 종단 연구’를 통해 초등학교 3~4학년 1,500여 명을 3년간 추적·관찰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많이 사용할수록 학업성취도 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자신감과 태도, 대인 관계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스마트기기 과의존 학생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였다. 

 

셋째, 코로나 사태 이후 학교의 유무선 인터넷망은 크게 개선되었고, 시도교육청의 학생 1인 1기기 정책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기는 충분히 마련되었다. 교육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으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85%로 나타났고, 무선 인터넷 장비의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서 거의 모든 학습 공간에서 무선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 전체 학생의 1/3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학교 인프라만으로도 AI 디지털교과서를 운영하는 데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려면, 교사의 디지털 역량이 절실하다. 앞서 소개한 디지털교과서 종단 연구에서 학생들의 교육적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 변인으로 디지털 역량이 유일했다. 즉, 교사의 디지털 역량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교육적 효과가 높았다.

 

따라서 교사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려면 다양한 교원 연수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터치교사단’, ‘교실혁명 선도교사’, ‘찾아가는 학교 연수’ 등을 통해 교사의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수는 모두 교사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서책 중심의 전통적인 교실뿐만 아니라 AI 디지털교과서 중심의 미래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 혼자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수업시간마다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움을 받아 학생을 진단하고 처방한다면, 학생을 더 잘 이해하고, 학생들에게 더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의 질을 바꾸는 도구가 될 것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