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10월 17일 제23대 서울특별시교육감에 취임하였다.
정 교육감은 17일 09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은 후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하였고, 이후 서울시의회 최호정 시의장을 예방한 후 오후 2시 취임식을 거행하였다.
이날 취임식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직원과 각계각층의 인사 등 280여 명이 참석하였다. 정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워 서울교육 앞에 놓인 도전과제를 극복하겠다. 아이들에게는 꿈을, 교사들에게는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신뢰받는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겠다”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희망이 보이는, 안심하는, 행동하는 서울교육을 만들어 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초학력위에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서울교육 공동체 모두가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취임사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제목 : 교육을 바로 세워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 아이들에게는 꿈을, 교사들에게는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
존경하는 서울시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서울시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원과 믿음에 따라 제23대 서울특별시교육감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울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교육감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서울시민과 서울교육 가족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서울교육을 위해 주신 진심 어린 조언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좋은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며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교육을 통해 성장해 왔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 왔으며 지금도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육이 우리 삶 속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실로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우리 사회 전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학력을 높이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선행학습, 사교육, 시험, 입시 등이 교육의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미래를 향해 꿈 꾸기보다는 남들을 이기고 앞서 가기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공부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워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서울교육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꾸어가겠습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도전과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인한 차별,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겨보겠습니다. 학교는 언제나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에서 폭력, 교권 침해, 갈등이 사라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서울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 모든 분들이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서울교육 공동체 모두가 함께 웃는 교육 현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서울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는 꿈을, 교사에게는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서울교육이 노력해왔던 점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며, 오직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서울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다음에 중점을 두고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첫째, 희망의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교육 양극화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학습 부진, 경계선 지능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을 지원하여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해 나가겠습니다. 대학, 지역사회, 전문기관 등과 연계하여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장애학생, 다문화학생 등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직업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며, 수학․과학 융합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기르는 문화․예술․체육 교육을 활성화하고, 인공지능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발전된 기술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소양을 학생들이 함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현실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모든 학교의 생태전환교육으로 극복하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모두를 위한 질 높은 공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안심하는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학교는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불법합성물(딥페이크)과 같이 날로 지능화 되어 가고 있는 폭력으로부터 우리 학생들을 보호하겠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과 관련하여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겠습니다. 사안이 발생한 경우에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섬세한 사안처리와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여 선생님들이 마음껏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권 침해는 교사는 물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처우개선을 포함하여 안전하게 가르칠 권리를 보장해 안심하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한 학교 만들기를 통해 학교를 위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겠습니다. 석면 해체, 내진 보강 등 연차적으로 계획된 학교 노후시설 개선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능형 CCTV 도입 등으로 학교 안전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고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급식실 적정 인력 배치, 조리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안전한 학교 노동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교육공동체의 갈등 해소와 마음 건강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의 수직적, 권위적 문화는 수평적, 상호존중의 문화로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에 따라, 권리에 따라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법제도적 정비 노력을 통해 갈등을 새로운 서울교육 발전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과 함께 정서적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마약 등과 같은 약물 중독, 디지털 기기 과몰입, 도박 문제 등도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셋째, 행동하는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학교자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역에 가장 알맞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학교 자치를 지원하겠습니다.
내년도 교육예산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생각할 수 없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인 판단과 결정은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볼 것입니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계속해서 질 높은 학교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을 지켜내겠습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서울교육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의 입장에서 서울교육 정책을 다시 살피겠습니다. 정례적인 학교 현장의 방문과 교육공동체와의 만남을 통해 서울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아울러 교육 갈등 현장을 직접 찾아 작은 의견에도 귀 기울이며 현명한 해결방안을 찾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습니다
저는 서울교육이 학생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한 명 한 명의 꿈을 빛낼 수 있길 희망합니다. 또한, 서울교육공동체가 서로 협력하며, 미래 서울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제 역량을 집중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꿈꾸며 배우고, 교사들이 긍지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부모와 시민들이 학교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서울교육을 상상해 봅니다.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감 혼자의 노력으로는 불가합니다. 서울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10년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습니다. 공교육 정상화의 기반 위에서 세계로 열린 서울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저는 시민이 선출한 교육감으로서,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의회와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겠습니다. 저는 정치적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공존과 화해, 통합의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시의원님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더 나은 방안을 찾겠습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는 더 나은 교육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관계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세계에 영감을 주는 서울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식민 통치와 전쟁, 독재와 빈곤의 과거사를 딛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성취한 세계적 모범이 됐습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과 BTS 등 세계시민의 사랑을 받는 예술인을 배출한 문화 선진국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던 백범 김구 선생님의 소원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문화 선진국에 이어 교육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국경에 갇히지 않는 감수성을 갖추고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세계시민을 길러내야 합니다. 서울교육이 기른 학생들이 지구촌 이웃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세계시민으로 자랄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교육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저는 세계에 영감을 주는 서울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한국 교육이 세계 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세계로 열린 서울교육을 만드는 여정에 모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워 서울교육 앞에 놓인 도전과제를 극복하겠습니다. 희망이 보이는, 안심하는, 행동하는 서울교육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과의 협력을 통해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역량을 집중하여 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초학력 위에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서울교육 공동체 모두가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지금처럼 서울교육을 응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서울교육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0월 17일
서울특별시교육감 정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