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A씨가 지난달 자기 반 학생 B군에게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수십 차례 폭행당했다. 교사 A씨는 전치 3주 상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아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분노 조절 등 문제로 하루 1시간씩 특수반 수업을 듣는 B군이 상담 대신 체육 수업을 가고 싶다고 하자, 교사 A씨가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교사 A씨는 “3월에도 (B군에게) 한 차례 폭행당한 적이 있지만 참았다. 이번엔 20~30여 대를 쉴 새 없이 (맞았다)”라며 “바닥에 메다꽂더니 계속 발로 밟았다. ‘살아야겠다’ 싶었다” 또한 (B군이) ‘개XX야’ 하면서 물건이랑 교과서를 집어 던지기에 ‘또 욕을 하는 거냐’ 했더니 ‘그럼 때려줄까’라더라”고 SBS에 밝혔다.
당시 교실에는 다른 아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료 교사는 “교실에 아이들이 소수가 있었는데 우는 여자아이도 봤고, 깨진 거울도 봤다”고 전했다.
가해자 학생의 학부모는 "담임이 신경 안 써줘서…교육청(사울시 교육감 조희연) 신고할 것"이라고 하면서 “(B군이)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고, 경계선 지능에 해당한다.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는데 교사 A씨가 B군만 차별하고 혼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교사 A씨와 동료 교사들을 교육청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교사 A씨도 B군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B군의 부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접한 교사 1800여명은 “심각한 교권 침해”라며 탄원서 작성에 동참했고, 학교 측은 19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월 발표한 ‘2022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피해로 ‘수업 방해’를 꼽은 교사가 34.4%로 가장 많았고, ‘폭언·욕설’ 28.1%, ‘명예훼손’ 20.3%, ‘폭행’ 9.4%, ‘성희롱’ 7.8%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서 30여년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려 조기 명예 퇴직한 C 교사에 따르면, "문제 학생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학부모가 있다"고 하면서, "자기 자식만 귀하지, 남의 자식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사들을 업신여기는 가정교육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C 교사는 "민원 관할인 서울시 교육청도 교사들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폭력 등 피해보다는 락생의 일반적인 주장과 학부모의 근거 없는 민원 위주로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하면서 그동안의 교사 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