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작 한낮 빨래 장대 위에 걸린 해가 해질 녘 대문 밖으로 넘어가고 부는 바람이 서늘하지는 않은데 내몸에 불어온 바람이 공연히 빈 가슴 서늘하게 하는 것을 내 어찌 마다 하겠나. 누군가 불러 주면 황급히 뒤돌아보고 친절이라도 보내 오면 금세 그 손잡고 뒤도 안 보고 따라나서고 싶은 허전함. 하루에도 몇 번씩 기쁨과 슬픔에 흔들리며 춤추는 나이다. 새로운 인연 기쁨으로도 오고 슬픔으로도 오니 이미 온 인연 가볍게 흘리지 말고 새로운 인연 즐겨 만들지 말게. 오랜 벗 마주하여 따뜻한 차한 잔 즐겁고 정다운 이야기 나누고 그냥 그렇게 지내다 보면 무심한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간다네. 이제는 남에게 불편한 불편한 마음 갖지 말고 남에게 야속한 시선도 보내지 말게 세월이 흘러 그 때도 우리가 지금의 이 모습이겠나. 이미 겉은 세월따라 바뀌고 변한다해도 속 마음은 이제나 저제나 한결같아서 그냥 지금처럼 이 모습 사랑하며 지내다 보면 내 마음 언젠가 모두에게 닿을 것을 믿네 아직은 젊고 믿음직스러우며 아름다운 삶을 꿈꾸지 않는가. 훗날에 지금처럼 서로를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는건 그래도 진실했던 우리들이 아니겠는가?
박재형 작 라일락 향기가 짙게 번지고 붉은 장미가 이집 저집 담장을 넘나들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계절, 신록이 푸른 산을 덮어 하늘이 작아 보이고 민들레 꽃이 솜사탕 같은 홀씨를 만들어 바람에 내 사랑을 전해주는 날들이다. 눈가 가득 실주름을 띄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씽긋 웃는 당신같이 내게 기쁜 소식을 전하려 한걸음에 달려오는 그냥 기쁜 일이 있을 것 같은 가슴 설레는 행복한 5월입니다.
박재형 작 온 산이 푸른 5월의 초록을 보라. 태양의 정열은 미루나무잎을 팔랑이고 찔레꽃 향기가 청보리 언덕에 내리는 파란 하늘 향해 싱그러움으로 편지를 쓰자. 얼굴 가득 햇살이 다가와 말한다. 머문 듯 가는 세월인데, 나와 함께 걷는 느낌이 좋았던 사람 그냥 기다려지는 사람과 한적한 찻집 창가에 앉아 상상의 시간을 그려보며 편지를 쓰자. 꽃피는 날, 새들의 노래들으며 보고 싶은 사람에게 잔잔한 미소를 품고 나눈 것은 많지 않아도 사랑 한 줌이 인정스러워 그리움과 정겨움을 묻혀 편지를 쓰자. 5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 너의 손을 잡고 따듯한 고운 정을 하나 새긴다. 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여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이 될 지라도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모란이 피고 뻐꾹새 소리가 내려 앉는 초록 대지에 알 수 없는 보고픔과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행복한 얼굴이 떠오르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고백의 편지를 쓰자.
시인 박재형 묵은 해는 언제나 추웠다. 새해는 꿈을 갖고 더 참으며,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고싶다. 아니 내가 새로워져 새해를 맞고 싶다. 새해 아침에 데운 술 한잔, 소고기 뭇국 한그릇에 한 살 더한 만큼 험한 세월을 착하고, 슬기로움에 빛나는 태양의 아침 햇살이 내 눈빛 속에 열렸다. 내일은 기쁨과 슬픔이 같이하지만, 그건 생활의 일상일 뿐, 미움, 시기, 욕심, 절망, 분노같은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우리는 생명을 하찮게 보고 슬픔을 잊는 마음살에 돋아난 욕심의 잔은 비워내야한다. 눈 같이 맑은 생각과 의지는 햇살받아 번쩍이고 가슴엔 사랑과 열정의 뜨거운 피가 샘솟는 꿈을 꾼다. 이 소박한 믿음을 하늘에 기도하는 목적이다. 이제 내가 맞는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로 새봄의 기쁨을 위해 내 손으로 꽃씨를 가꾸어 뜨락에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로 꽃피우리라 새해에는 이렇게 살고싶다.
박재형 작 晩秋의 가을은 이름만 남긴 채 찬서리는 낙엽을 덮었다. 孟冬은 맹랑하게 추위를 몰고 기승을 부린다. 겨울! 내가왔다 하듯이 추위에 노출된 몸과 마음이 얼어붙고 거리가 한산하게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다. 나무는 나무대로 추위를 이기려 두툼한 겁피로 무장하고 입파리를 떨구어 앙상한 가지만 달랑 남아 힘겨운 겨울나기를 시작한다. 윙윙 칼바람 매섭게 몰아치는 밤이면 사람들은 따뜻한 구둘장으로 하나 둘씩 모여 가족의 오붓한 노닥거림에 밤깊어 가는 줄 모른다. 12월은 잊을 수 없는 결혼 기념일과 생일이 있어 感興이 묻어있는 일화가 참 많아 다정다감한 달이다. 겨울하면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한 두가지는 모든 이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뜻한 방안에서 묵정 같은 추억을 만지작 만지작 가슴속에 숨을 고르며 부풀어 나올 기회 만을 기다린다. 고즈넉한 촌 동네 따뜻함과 온정이 넘쳐났던 고향집 마당의 감나무, 고향 하늘은 가슴속에 파란색과 붉은 홍시의 그림으로 채색되어 떠오른다. 저녁 햇살이 내려올 쯤이면 집집이 굴뚝에선 하얀 연기가 용트림하듯 하늘로 솟구치고 어둑어둑한 밤이 되면 옹기종기 사랑방에 모여앉아 음담패설과 여자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던 시절, 이웃집 다디
박재형 작 지난 일년은 60인생을 보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곁에 있는 모두가 내가 살아오는 동안 기쁨과 용기와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갇도록 내게 이야기한다 어떨 때는 잘 알아들어 생각이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행동하지만 어떨 때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 생각이 엇나가고 행동은 어리석다. 이제 세월이 지나, 지난 시간의 일들을 정리하고 둘러보면 지금 이 시간이 내게는 소중하다. 지금보다 젊은 과거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은 없다. 현재의 정신발달 이전의 단계로 돌아가 미숙함을 자처하며 한없이 보호받고 싶어하는 영화 “박하사탕”의 주인공이 외치는“나, 돌아갈래”라는 외침으로 퇴행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을 사는 자원과 지혜로 변화하고 싶다. 모래바람에 뒤덮혀 잃어버린 나의 유적(꿈과 가능성)들을 발굴해 먼지와 때를 닦아내면 빛나는 나의 유적품들이 나타난다. 그럼 나의 모습은 모든 가능성을 품은 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먼지묻은 세상의 지혜를 담은 고서(명언)를 털어 펼쳐보라! 원대한 바다로 나가 마음껏 헤엄치고 새로운 희망을 담아오라는 사명이 선명하게 쓰여 있음을 보게됨을 안다. 요즘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새벽마다 정안수
박재형 작 나이를 먹어 노년이 된다는 것은 그냥 늙어지고 허무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회색빛 머리카락에 아주 잘 어울리는 분홍색 가디건을 입고 뜰로 나서면 마당 가득 아름다운 은빛 물결로 넘치고, 그동안 잊혀졌고 소홀하고 무심했던 것을 조심스레 찾아 나설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오랜 벗 마주하여 따뜻한 차 한 잔하며 즐겁고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자. 남에게 불편한 마음 갖지도 말고 남에게 야속한 시선 보내지도 말고 순간 순간이 지금의 이 모습이겠나마는 이미 겉은 세월따라 바뀌고 변한다 해도 속 마음이야 이제나 저제나 한결 같아서 그냥 지금처럼 이 모습 사랑하며 지내다 보면 내 마음 언젠가 모두에게 닿을 것으로 믿으면 노년이래도 생각은 젊고 아름답다 하지 않겠나? 노년에 불어오는 바람이 언제나 서늘하지는 않지만 공연히 빈 가슴 서늘하게 하는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것은 어찌 하겠나. 누군가 친절이라도 보내오면 금세 그 손잡고 뒤도 안돌아보고 따라나서고 싶은 허전함. 공연히 하루에도 몇 번씩 기쁨과 슬픔이 흔들리며 춤추는 나이의 불안함, 새로운 인연이 기쁨으로도 오고 슬픔으로도 오니 이미 온 인연 가볍게 흘리지 말고 새로운 인연 즐겨 만들지 말게. 그 동안 인연을
박재형 작 요즘 마음이 우울한가요? 그럼 마음이 아픈가요? 아무 일도 아닌데 그냥 스치는 바람같을텐데?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다. 뒤도 돌아다볼 겨를 없이 살기 바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 줄 알면서 달려온 세월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자신의 자리에서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면서 잠시나마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중얼거리고 미소를 지을지도? 이제 멈추려고 애를 써 보면 쓸수록 더 빨리 달리는 듯 싶은 시간이 자리한다. 이미 60의 절반을 써 버린 지금 자주 허무하고 마음은 마냥 씁쓸하고 내가 누군지 들여다보니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차오른다. 술 한잔에 마음을 달래보지만 정신은 또렷해지고 아마도 내가 알 수 없는 친구만의 그런 세월이 있었지 않았나? 그런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어릴 적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본 순간 시간을 뛰어 넘어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지고 아무 생각 없이 가깝게 끌어들이는 묘한 감정은 순수를 가장한 설레임으로 변해서 내 눈에 비친 그 친구가 그냥 세월을 뛰어 넘어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도 있었겠지 조금은 바보 같은 순수였을지 모르지만 그런데 어쩌겠어? 우연히 마주친 그런 사람이 아니고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