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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AI 디지털교과서, 학생 감시 플랫폼으로 전락할까...

AI 교육의 성공적인 도입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현장 검증이 우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2025학년도)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찬·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춰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학습 진도와 이해도를 파악하여 효과적인 학습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교육 도구다. 이는 단순히 종이 교과서를 디지털화 하는 것을 넘어, 공교육을 대량 교육에서 개인 맞춤형 교육 체제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AI 튜터 즉 학습자에게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는 핵심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경우, 디지털교과서는 하교 후에도 온라인 등교 상태로 이어지는 학생 감시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실상 AI 튜터 개념을 제외하면 학생에 대한 학습 관련 자료를 디지털 기반으로 생성하고 학부모 또는 교사에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정보로 제공해주는 기능 외에는 종이 교과서와 특별히 차별화 되는 점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발간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 튜터는 학생과 상호작용(텍스트, 음성 등)을 통해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하도록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AI 튜터는 언어 모델(ChatGPT와 같은 Transformer Model)을 활용해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학습 수준이나 학생의 이해도에 따라 학습 개념·지식·전략 등을 제시하는 언어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구 개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구축하고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정부 규모의 접근이 필요하다. 글로벌 IT 기업들조차 언어 모델 기반의 정교한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국내 에듀테크 개발사들이 아직 시제품조차 공개되지 않은 AI 디지털교과서의 핵심 기능인 AI 튜터를 단기간에 자체적으로 완성도 있게 구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행과 같이 차학년도에 AI 디지털교과서를 즉시 도입할 경우 예기치 않은 오류와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다가 정부 정책에 따라 국가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상업적 제품과 달리 쉽게 배포를 중단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현장 검증 없이 섣불리 도입할 경우 교육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AI의 도입이 교육의 미래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